천문학 : 천상의 피조물들 (Astronomy : Heavenly Creature)
일주일이 7일이 된 것은 태양과 달, 그리고 우리가 오늘날은 행성임을 알고 있는 변덕스러운 다섯 '별'들의 행동을 관찰한 바빌로니아와 그리스 사람들 덕분이다. 이 다섯 행성들은 비교적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맨눈으로도 밤하늘에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었으며 다른 무수한 행성들과 비교해보면 매일매일 그 위치가 조금씩 바뀐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행성-움직이는 별-을 뜻하는 영어 'planet'은 사실 그리스어로 '방랑자'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고대인들은 자신들의 신의 이름을 따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천체들의 이름을 지었고 이 눈에 띄는 천체들의 이름을 요일에 붙여주었다. 로마 제국과 그들의 게르만 식민지는 신들의 속성은 그대로 둔 채 그리스 신들의 이름을 자기 식으로 바꾸었다. 앵글로 색슨 식으로 바꾼 요일 이름으로는 요일과 하늘에서 빛나는 물체를 연관 짓기가 쉽지 않지만 라틴어권인 프랑스어나 스페인어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요일이 하늘의 천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알 수 있다. 일요일(Sunday)는 태양의 날이다. 월요일(Monday)는 달의 날(Moonday) 이다. 스페인어로 화요일(Tuesday)는 'martes' 인데 화성(마르스;그리스식 이름으로는 아레스) 의 날(Marsday)이라는 뜻이다. 수요일(Wednesday)는 'miercoles' 로 수성(머큐리;그리스식의 이름으로는 헤르메스)의 날(Mercuryday)이고, 목요일(Thursday)은 'jueves', 즉 목성(주피터;그리스식 이름으론느 제우스)의 날(Jupiterday)이며, 금요일(Friday)은 'viernes', 금성(비너스;그리스식 이름으로는 아프로디테)의 날(Venusday)이고 토요일(Saturday)은 토성(새턴)의 날 (Saturnday)이다.
순수한 별, 순수한 학문
천문학은 인류의 가장 거대한 미개척지에 대해 연구한다.천문학은 다른 학문들보다 훨씬 순결한 학문처럼 보이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천문학은 밤이나 어둠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천문학의 가장 기본적인 신조 가운데 하나는 전적으로 빛에 의존하는 학문이라는 점이다. "천문학자들에게는 우주가 연구실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연구실에서 하는 일은 빛을 분석하는 일이죠" 존스 홉킨스 대학교의 천문학교수 윌리엄 블레어의 말이다. "소행성이나 운석 같은 아주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우리가 연구하는 대상을 직접 손에 넣게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 먼 곳에 있는 물체가 내는 각기 다른 종류의 빛의 파장을 분석해 아주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지요. 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 분야에 대해 가장 모르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천문학이 알아내는 우주의 신비는 대부분 빛을 연구해서 얻는 사실 말이죠" 전자기파 스펙트럼 가운데 우리가 볼 수 있는 우리가 하늘을 올려다볼 때 깜빡이는 빛을 전해주는 영역인 가시광선에 대해 다시 떠올려보라. 가시광선은 천문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는 빛의 파동 가운데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천문학자들은 자외선에서부터 X선을 거쳐 감마선에 이르는 파장이 짧은 영역들과, 그 반대편의 적외선부터 오해의 소지가 잇는 이름의 마이크로파와 정말 긴 에너지 파장을 갖고 있는 라디오파(전파)에 이르는 영역까지, 창고이 보내오는 모든 빛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대단한 능력의 눈들을 만들어냈다.
빛이 알려주는 사실은
적외선 망원경을 사용하면 은하의 항성 육아실인 두툼한 먼지 구름의 내부를 엿보고 그 속에 있는 배아기 항성이 방출하는 빛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자외선은 뜨거운 어린 거성이나 차가운 늙은 왜성, 활동적인 은하, 활동 과다 상태인 퀘이사 등의 성질을 알려준다. X선과 감마선은 블랙홀, 펄서, 초신성, 별이 아주 격렬하게 폭발하는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정확한 정체는 모르는 감마선 폭발체 같은 현상을 연구하는 데 이용하며, 사방팔방의 모든 곳에서 나타나고 잇는 낮게 깔리는 전파는 빅뱅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각자의 기원을 밝혀주는 것 외에도 전자기파들은 자신들이 망원경에 도달할 때까지 거쳐 왔던 여행 경로에 대해서도 말해준다. 지나온 장소가 황폐했는지, 먼지가 많았는지, 격렬했는지, 아니면 고요했는지, 또 통과한 물질은 무엇인지, 여기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은 얼마인지, 오래전에 그 빛에 생명을 부여한 발광체의 현재 운명은 어떤지까지도 알 수 있다. 천문학의 또 다른 기초적인, 그러나 놀라운 진리 하나는 멀리 떨어진 우주를 보는 것은 곧 우주의 먼 과거의 모습을 보는 것이란 사실이다. 가장 가까운 별인 태양의 표면에서 출발한 빛도 우리 피부에 닿으려면 텅 비어 있는 우주 공간을 약 1억 5천만 킬로미터나 달려와야 하기 때문에 8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야외에 나가 광학 망원경으로 보는 목성의 모습은 30분 전의 목성의 모습이고 토성의 모습은 70여분 전의 모습이다. 태양계 너머를 응시하는 순간 우리는 오래된 빛의 기록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큰개자리를 찾아보면 밤하늘에 빛나는 다른 별들보다 최소 한 두배는 밝게 빛나는 시리우스를 발견할 수 있다. 그 반짝이는 빛은 대략 9년 전쯤에 지구를 향해 출발했다. 작은곰자리의 소북두칠성으로 시선을 돌려 자루 끝에 있는 멋진 별을 바라보자, 그 별 북극성이 내는 빛은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활동하던 시기에 출발한 것이다.
주변이 충분히 어둡고 시간이 적당하다면 흔히 은하수라고 부르는 희미한 빛의 띠를 하늘에서 볼 수 있다. 원반처럼 생긴 우리은하의 볼록한 중심에는 은하를 이루는 3천억 개의 별 대부분이 모여 있는데, 이것이 우리 눈에는 밤하늘을 흐르는 강물처럼 보이는 것이다.(영어로는 Milkyway 라고 하는데 이는 그리스신화에서 헤라와 헤라클레스와 연관이 있다. 헤라가 어린 헤라클레스에게 젖을 물리는 과정에서 잠들었던 헤라가 뿌리치면서 흩어졌다는 것에서 유래하였는데,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의 자식이었지만 헤라의 아들은 아니었다.) 태양과 은하 중심부 사이에 놓인 두툼한 성간 가스와 성간 먼지가 시야를 방해하기는 하지만 은하의 중심부가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지구는 바람개비처럼 뱅글뱅글 돌고 있는 우리은하의 주요 나선 팔 네 개 중 하나의 끝에서 3분의 2 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지구에서부터 은하 중심부까지는 불과 26,000광년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은하 말고도 몇몇 은하는 육안으로 간신히 볼 수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카시오페아 바로 남쪽에 있는 안드로메다은하이다. 안드로메다은하는 눈에 보이는 별들보다 훨씬 멀리 있지만 우리은하와 가장 가까운 커다란 이웃으로 250만 광년(빛의 속도로 가더라도 260만년이 걸린다.)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평범한 별돌도 수십억 광년이 넘는 곳까지 빛을 보내는 우주에서 250만 년은 사실 정말 눈 깜빡할 새라 할 수 있다. 망원경의 성능이 뛰어날수록 천문학자들은 더 멀리 있는 천체를 볼 수 있다. 천문학자들은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와 같은 국부 은하군이라고 부르는 가까운 은하를 넘어 수천, 수억, 수십억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수백만 개의 은하를 볼 수 있다. 그런 은하들 중에는 우리은하와 비슷하게 검은 커피 위에 하얀 크림으로 소용돌이를 그려놓은 것처럼 생긴 나선은하들이 모인 곳도 있고, 거대한 쌀알처럼 생긴 타원은하도 있고, 나선형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타원형이라고 하기도 뭐한, 짐수레 바퀴나 맥주통, 폭찹, 연필 혹은 목걸이에 거는 평평한 원숭이 펜던트처럼 생긴 불규칙 은하도 있다. 천문학자들은 또한 먼 곳의 은하 내부에 들어 있는 별들과 가스와 구름으로 된 성운은 물론이고 행성과 혜성의 흔적까지 찾아낼 수 있다.
여러가지 면에서 먼 우주를 들여다보는 일은 먼 과거의 환영을 쫓는 일이다. 예를 들어 천문학자들은 끊임없이 하늘을 들여다보면서 초신성과 그런 장대한 빛의 공연이 제공할 법한 풍부한 자료를 찾는다. 평균적으로 한 은하에서 100년에 한 개꼴로 별이 폭발한다고 한다. 이렇게 드물게 벌어지는 천상의 쇼를 찾아내기 위해 천문학자들은 일주일에 최소한 8,000개는 되는 은하의 사진을 찍고 또 찍어낸다. 천문학자가 오늘 발견한 갑자기 일어난 천상의 쇼는 5억 년 전쯤에 일어난 사건으로, 지금 '새로' 폭발한 별은 이미 오래전에 허공 속으로 산산이 흩어져버린 별이다. 그러나 누가 또 알겠는가? 그 별의 죽음은 완전한 죽음이 아니며, 또 다른 태양과 그 나름의 목성과 토성과 또 지구 같은 행성을 탄생시킨 씨앗을 낳았을지. 적어도 우주의 관점에서는 언제나 죽음에서 새로운 희망이 피어난다.
터졌다.
절대로 빠져나갈 수 없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는 약 140억 년 전에 탄생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137억 년이라고 하지만 우주와 그 안에 담겨 있는 모든 것은 137억 년 전 우리가 빅뱅이라고 부르는 기념비적인 사건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빅뱅이라는 이름이 왠지 약간 유치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진짜 그런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60여 년 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위대한 프레드 호일 경이 그 용어를 처음 사용한 데는 약간 경멸적인 의미로 헐뜯으려는 의도가 있었다. 저명한 우주 학자이자 완고한 무신론자인 프레드 경은 당시 부상하고 있는 우주의 기원에 관한 이 학설을 수많은 종교들이 내세우는 창조 신화와 비슷하다고 여기며 심히 불쾌해하고 있었다. 프레드 경과 그의 지지자들은 우주는 과거나 현재나 변하지 않았다는 '정상 우주론'을 주장했다. 프레드 경의 야유 섞인 말은 이내 사람들의 뇌리에 박혀 그 생각을 찬성하건 반대하건 간에 이 가설을 빅뱅이라고 부르게 됐다. 점점 더 불어나는 증가들로 그럴 듯한 추론에서 이 시대 우주 과학의 기본 초석이 된 후에도 이 유쾌한 빅뱅이라는 용어는 사라지지 않았다. 물론 실제로 쾅 소리(bang)은 없었다. 소리인 음파가 이동하려면 공기가 필요한데 태초에 우주는 공기도 분자도 심지어는 원자도 없는 그저 순수한 에너지 상태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빅뱅이 일어났는지 모른다. 어떤 과정으로 진행됐으며 무엇이 빅뱅을 일으켰는지, 빅뱅이 일어난 순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지 못한다. 과학자들은 수학 모델을 활용해 빅뱅에 아주 근접한 순간까지는, MIT 물리학자 앨런 구스에 따르면 '시간이 시작된 이후 10^-35초'까지는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10^-35초부터 0초 사이의 극히 짧은 시간 동안의 우주의 모습은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이 짧은 시간 동안의 모습을 밝혀내려면 먼저 물리 법칙들이 빅뱅과 함께 탄생했으며 따라서 빅뱅이 일어난 특이점(Singularity)에서는 모든 물리 법칙들이 쓸모가 없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물리학의 법칙들은 빅뱅 전에 이미 존재해서 그 법칙들이 빅뱅을 낳은 것인지와 같은 몇 가지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원인이 무엇이건 간에 이미 결론은 알고 있다. 우리의 우주는 빅뱅과 함께 시작됐으며 그 후로는 계속 팽챙하면서 식어가고 있다. 현재 우리의 우즈를 구성하는 모든 것들, 다양한 천체와 사물, 우주의 구조, 모양 등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무한히 작은 한 점에서 완벽한 통일을 이루고 있었다.
우주의 팽창을 발견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사람은 미주리에서 태어나 파이프 담배를 즐겼던, 영리한 머리만큼이나 외모도 뛰어났던 전설적인 인물 에드윈 P. 허블이다.
허블은 우리은하가 우주의 유일무이한 은하가 아니며, 구름처럼 생겼기 때문에 성운이라 불렸던 천문학자들의 사진판에 찍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얼룩들이 당시 주류 학자들이 생각하던 것과 달리 사실은 우리은하의 구성원이 아니며, 우리은하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천체라는 사실을 논리정연하게 발표함으로써 처음으로 명성을 얻게 되었다. 곧 이 천체들은 전부 다른 은하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허블은 이 가물거리는 별 무리의 특징을 아주 상세히 분석하면서, 이런 외부 은하들이 아주, 아주 멀리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더구나 멀리 떨어져 있는 은하일수록 달아나는 속도도 훨씬 빨랐다.
빛이 붉어지는 이유는
빛의 원자스펙트럼은 그 빛을 내보내는 원자들의 정체를 밝혀주는 지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먼 은하에서 보내는 빛의 스펙트럼과 지구에 있는 빛의 스펙트럼을 비교해보면 어두운 선과 밝은 선이 나타나는 수나 패턴이 똑같은 것을 볼 수 있다. 여기나 저 먼 은하나 빛을 내보내는 원소의 종류가 같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다만 은하가 보내온 빛의 스펙트럼은 지구에 있는 빛의 스펙트럼과 비교해봤을 때 모든 선이 전자기파 스펙트럼의 짧은 파장의 푸른색 쪽에서 멀리 떨어져 긴 파장 쪽인 붉은색 부분으로 밀려나 있다.(적색편이) 맥동하는 별빛의 파장이 고향 은하를 떠난 후 우주의 망망대해를 지나 잠들지 않는 우리의 망원경에 도달할 때까지 길어지고 당겨고 늘어났기 때문이다. 먼 거리를 이동하는 동안 파동의 마루와 골은 점점 넓어지고 파고는 낮아지고 능선은 완만해진다.
적색편이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파악하는 데는 기차가 지나가면서 내는 기적 소리의 변화를 생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까이 다가오는 동안에는 귀를 자극하는 높은 음의 소리가 들린다. 기적을 우리는 기차와 나란히 사면 기적 소리는 본연의 평범한 삑삑 소리로 들린다. 그리고 먼지를 내뿜으면서 지나쳐 멀어져 갈 때면 점점 더 낮은 음 단계로 내려가다가 마침내는 잔뜩 졸린 듯한 길고 활력 없는 소리가 들린다.
어떤 한 물체에 대해서 소리의 근원이 움직일 때 일어나는 소리의 변화를 설명하는 것이 바로 유명한 '도플러 효과'이다.
도플러 효과는 이 현상을 발견한 19세기 오스트리아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크리스티안 도플러의 이름을 딴 것으로 도플러는 움직이는 물체가 발산하는 파동의 세기는 그 물체가 관찰자에게 멀어지는가, 가까워지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만약 이 물체가 소리를 내는 것이라면 물체의 음파는 관찰자 가까이 다가올수록 점점 압축되어 더 높은 음을 내고, 관찰자에게서 멀어질수록 점점 이완되어 낮은 음으로 바뀌어갈 것이다. 외부 은하를 관찰하는 동안 발견한 적색편이 현상도 바로 이 도플러 효과의 또 다른 예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한 가지는 우리은하가 속한 친근한 국부 은하단에서는 가까이 오는 것도 있고 멀어지는 빛도 있는 반면 아주 멀리 있는 외부 은하에서 오는 빛은 언제나 한 방향으로만 이동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안드로메다은하에서 오는 빛은 청색편이가 일어나는데, 이는 안드로메다 은하가 우리은하를 향해 다가오고 있고 우리은하도 안드로메다은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이다. 그런데 우리 이웃 너머의 은하들은 예외 없이 온통 붉어지고만 있다. 전자기파 스펙트럼에서 붉은색 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은 빛의 파장이 늘어났다는 의미이므로, 먼 곳의 은하들은 모두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다시말해 A 은하가 B 은하보다 두 배 멀리 떨어져 있다면 적색편이 현상, 파장이 길게 늘어나는 정도도 두 배이고 세 배 멀리 떨어져 있다면 세 배 더 늘어날 것이다.
도플러 효과에는 파동을 일으키는 물체가 움직이는 방향뿐만 아니라 그 물체가 움직이는 속도 역시 관여한다.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물체의 속도가 빠를수록 파장의 변화도 커진다. 외부 관찰자에게는 빠르게 이동하는 기차의 기적이 천천히 이동하는 기차의 기적보다 가까이 다가올 때 훨씬 날카롭게 들리고 멀어질 때는 훨씬 애달프게 들린다. 사실 물체의 이동 속도와 도플러 편이의 변화 정도가 갖는 상관관계 덕분에 경찰관이 스피드건으로 과속차량을 잡아낼 수 있다.
초속 590킬로미터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 설명했듯이 우주에서 움직이고 있는 물체의 절대 속도나 절도 운동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우주에는 절대적인 심판관도 기록을 측정할 절대적인 기준점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관점으로 봤을 때 우리와 우리 근처에 있는 은하의 이동 속도는 초속 590킬로미터 정도지만 우리은하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은하가 우리에게서 멀어져가는 속도는 거의 빛의 속도에 가까운 초속 수천, 수만 킬로미터나 된다. 하지만 막상 그 근처에 가서 측정해보면 아주 먼 은하의 이동 속도도 초속 590킬로미터 정도로밖에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은하는 우주를 가로지르며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와 함께 여행하고 있다. 은하는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은하 사이에 놓인 우주가 계속해서 넓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다른 천체 순례자들의 운동과 거대한 은하의 운동 사이의 차이점이다. 지구와 이웃 행성들이 태양의 둘레를 도는 이유는 중력장 때문이다. 우리의 태양계도 조밀하고 중력이 막강한 은하 중심부 주위를 2억 3천만 년에 한 번 꼴로 천천히 회전하고 있다. 그러나 우주 전역에 흩어져 있는 은하들은,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처럼 가까이 붙어 있어서 서서히 서로를 향해 다가가고 있는 것 같은 몇몇 지역적 예외들을 제외하면, 놀라울 정도로 균일하게 흩어져 있으며 서로에게 중력을 작용해 영향을 주는 일은 없다. 은하들은 스스로 움직이거나 멀어지지 않는다.
태초에
태초에 빛이 있었다. 이것은 확실하다. 그것도 모든 것을 압도할 정도로 밝고 뜨거운, 이제껏 한 번도 느낀 적도 없는, 또는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빛이 있었다. 원자에 들어 있는 양성자보다도 작은 점 안에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질량을 담고 있던 수억, 수조 도가 넘는 작은 씨앗은 갑자기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폭발이 일어난 직후 에너지 중 일부가 물질로, 전자나 양성자, 중성자, 쿼크 같은 물질의 기본 입자와, 기본 입자들과 반대 전하를 띠로 반대로 회전하는 양전자, 반쿼그 같은 반물질로 응축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에는 우주는 계속해서 놀라운 속도로 퍼져나갔다. 양성자보다 작았던 우주는 폭발 후 1조분의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수박만큼 커졌고 1,000분의 1초 정도 지나자 지름이 1킬로미터 정도로 커졌다. 당시 우주는 망막을 손상시켜 눈을 멀게 할 정도로 밝게 빛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우리가 매일같이 보는 일상의 빛이나 태양의 빛, 혹은 폭탄이 내뿜는 빛과 달리 극도로 균일하고 순수했다.
처음 태어난 입자들은 순전한 무법자들로 끊임없이 서로 부딪혀 산산이 깨져 빛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뭉쳐 입자로 되는 일을 수없이 반복했다. 그러나 팽창이 계속되면서 조금씩 성질을 죽였고 가장 초기 단계가 지나자 계속해서 물질이 응축될 수 있을 만큼 식어가기 시작했다. 그와 거의 비슷한 수로 반쿼크가 세 개씩 결합해 반양자를 만들었다. 물론 뜨거운 고대 스튜 속에서는 전자와 양전자도 계속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물질과 반물질이 같은 영역에서 같은 삶을 산다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둘은 서로 충돌해 에너지로 변한다. 양성자와 반양자는 서로 부딪쳐 산산이 가루가 됐으며 전자와 양전자는 서로를 들이받으며 함께 죽는 길을 택했다. 그런데 다행히도,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태고의 우주에는 반물질보다 물질이 조금 더 많았다. 뜨거운 고대 스튜 속에 반양자와 양전자가가 각각 십억 개씩 있다면 양자와 전자는 왜인지 모르지만 십억 개 하고도 한 개씩이 더 있었다. 모든 반물질이 물질과 부딪쳐 완전히 사라지고 난 후에도 고대 우주네는 원자와 별, 은하, 고양이, 모자, 피아노, 피아노 조율사, 물리학자, 태초의 우주를 재현해보겠다고 원자들을 부딪치는 사람들을 만들어낼 전자와 양성자가 충분히 남게 되었다.
모든 반물질이 사라진 뒤에도 눈으로 볼 수 있는 우주가 되려면 또 다시 50만 년 가까이 지나야 했다. 탄생 후 50만 년 정도가 지난 우주는 안개처럼 보였다. 여전히 아주 뜨거웠고 밀도가 높았기 때문에 마치 물 분자들이 떠다니는 뿌연 안개나 구름처럼, 모든 물질이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되어 마음대로 빛 속을 떠돌아다니는 플라즈마 상태였다. 두툼한 구름 속을 직접 들여다보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천문학자들은 초기 우주의 플라즈마 상태 때문에 빅뱅에서 나온 전자기파 신소를 찾아내는 일은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로부터 30만 년 정도가 흐르자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다. 우주는 현재 크기의 1,500분의 1 정도의 지름으로 커졌고 온도는 3,000도에 불과해 전자와 양성자가 본연의 호환성, 전자기적인 상보성을 발휘해 중성인 원자로 결합할 수 있을만큼 차가워졌다. 현재 존재하는 모든 원자들을 만들 수 있을 만큼은 안 됐지만 수소나 헬륨처럼 아주 간단한 원자를 만들 수 있을 만큼은 되었다. 불투명한 플라즈마 상태의 가스는 마침내 투명한 기체 상태로 바뀌기 시작했다. 드디어 고대 우주의 방사선 에너지는 번번이 자신들을 가로막던 플라즈마 안에서 벗어나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롭게 날아올라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1940년대, 우주 기원에 대한 빅뱅 모델을 신봉하던 사람들은 청명한 하늘에 떠 있는 거대한 구름의 경계를 볼 수 있는 것처럼, 불투명했던 초기 우주와 지금의 투명한 우주의 경계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주의 역사에서 물질과 천상의 빛이 뿌옇게 섞여 있던 그 경계를 과학자들은 '마지막 산란면(surface of last scattering)'이나 빛의 벽(the wall of light)' 이라고 부른다. 과학자들은 빛의 벽은 우리 주위의 모든 곳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이 빛은 우주가 지금보다 아주 작았을 때 우주 전체에서 빨갛게 타오른 빛이며, 따라서 우주가 부풀어 오르면서 풍선 위에 그려진 점이 퍼져나가듯 이 빛도 같이 퍼져나갔을 것이기 때문이다.
빅뱅을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현재의 우주에도 과거의 빛이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빛은 우주의 일부이다. 또한 과학자들은 마지막 산란면이 생겼을 때 우주의 온도는 3,000도였기 때문에 고온의 상태에서 튀어나온 전자기파는 분명 아주 짧은 초단파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구대 우주에서 지금까지 수십억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여행해왔을 고대의 빛은 적색편이 현상이 일어나 파장이 길어질 대로 길어져서, 전자기파 스펙트럼으로 관찰하면 붉은색 끝쪽에 치우치는, 3,000도는 커년 온도가 3도 밖에 되지 않는 물체가 발산하는 스펙트럼을 나타내야 한다. 그리고 1960년대 중반 뉴저지에 있는 벨연구소의 천문학자들이 3도 정도 되는 물체가 내는, 우주 전역에서 쏟아지는 고대 우주의 잔재를 발견해냄으로써 노벨상을 받았다. 아주의 모든 곳에서 발견되는 이 희미한 빛의 파동을 우주배경복사(the cosmic microwave background) 라고 한다. 우주 배경복사는 특별한 관측 장비가 없어도 집에서 편안하게 관측할 수 있다. 조정을 하지 않은 텔레비젼 화면에 보이는 하얀 간섭무늬도 어느 정도 우주가 태어나고 30만 년 정도 흘렀을 때 차갑게 식어가던 우주가 비지직 소리와 함게 남겨놓은 잔재 때문에 일어난다. 우주배경복사는 우주 최초의 화석이며 가장 처름 찍은 스냅 사진이며, 음악처럼 들리진 않아도 우주의 음악이라 할 만한 것에 가장 가깝다.
최초의 별
우주배경복사는 도처에 있으며 놀라울 정도로 균일하다. 호주의 오지에서 보는 밤하늘과 별자리는 캐나다에서 보는 밤하늘과 별자리와 사뭇 다르겠지만 두 곳에서 관측되는 우주배경복사는 길이와 파장이 모두 같다. 장소와 상관없이 우주배경복사가 모두 같다는 사실은 넓게 퍼져나간 중년의 현재 우주보다 작고 조밀했던 과거의 어린 우주가 훨씬 균일한 온도 분포를 보이고 있었다는 증거이다. 초기 우주의 전파가 균일하게 퍼져 있다는 사실은 또한 빅뱅 이후, 혹은 적어도 플라즈마 시대가 끝난 이후로 우주가 균일하게 팽창해왔음을 뜻한다. 우주는 모든 방향으로 동일하게 퍼져나갔기 때문에 모든 방향에서 똑같은 형태의 차갑고 긴 전파 신호가 온다.
그런데 사실 우주배경복사가 우주 전역에서 완벽하게 동일한 것은 아니다. 높이 떠 있는 인공위성이나 기구에 장착된 고성능 장비를 이용해 우주의 빛을 관측한 천문학자들은 우주배경복사가 모두 같은 것이 아니며, 좀더 강하거나 파동의 길이가 좀더 긴 경우도 극히 일부지만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우주학자들에게 그런 깜빡거림은 고대 우주, 빛이 직선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계속해서 튕겨냈던 플라즈마 상태 우주의 물질이 완벽하게 균일한 상태는 아니었다는 뜻이다. 우주론자들은 물질이 물질의 형태를 갖춘 순간부터, 우주에는 소립자들의 변덕스러운 행동으로 생기는 이른바 양자요동(quantum fluctuation) 이라고 하는 현상 때문에 뭉치는 부분이 생겨났다고 말한다.
우주학자들은 물리의 법칙상, 양자역학의 자연스러운 확률적 본성상 완벽히 매끈한 부분은 있을 수 없으며 약간은 주름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우주배경복사에 존재하는 극히 밈비한 이런 차이가 우주에 수많은 기회와 다양성을 낳았다. 구스는 말한다. "이런 작은 파동들이 은하와 항성을 만들고 우주의 기본 형태를 결정했습니다. 이런 주름이 없었다면 우주는 거대한 수소 구름으로만 가득 찬, 재미없고 지루한 곳이 되었을 겁니다."
수억 년 정도의 시간 동안 원자와 에너지가 뭉친 부분이 점점 더 커지면서 최초의 별들과 은하들이 생겨났다. 지금은 비록 은하만이 별들의 고향이라고, 은하만이 별들이 태어나고 죽는 유일한 장소라고 알려져 있지만, 은하 바깥에서 외로이 떠다니는 별을 찾지 못했다고 해서 은하가 별보다 먼저 생겼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현재의 우주가 탄생하기까지 우주가 어떤 식으로 진화해왔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낸 천문학자들은 여기저기 거미줄처럼 가스 덩어리가 퍼져 있던 고대 우주에서 가장 먼저 형태를 갖춘 천체는 은하가 아닌 별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초의 별들은 우리 태양보다 최소한 수천 배는 컸다. 거대한 별은 물질의 성질을 바꿀 수 있는 연금술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거대한 별들은 혼자서도 너끈히 수소나 헬륨 같은 가볍고 간단한 원자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런 원소들을 자신의 조밀한 용광로에서 합성해, 보다 아름다운 원소들, 니켈이나 동, 아연, 크립톤, 은, 백금, 금, 텅스텐, 탄탈, 그리고 수은이나 납 같은 원소들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모두 별의 부스러기로 되어 있다. 오늘날 우리 생명체들은 단 하나의 살아 있는 별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지만, 생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우리 태양 이전에 존재했던 다른 태양들의 죽음이 필요했다.
눈에 보이는 우주를 그저 특별한 모양이 없는 수소 구름 덩어리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사실 양성자 하나 전자 하나로 이루어진 모든 물질 가운데 가장 간단한 수소야말로 우주 전역에서 가장 흔한 존재여서, 전체 물질의 4분의 3가량을 수소 원자가 차지하고 있다. 또한 멘델레에프의 주기율표에서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원자핵 속에 양성자 두 개와 중성자 두 개가 들어 있는 헬륨은 현재 알려져 있는 전체 물질 가운데 24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오늘날 존재하는 모든 수소와 헬륨, 더불어 우주 전역에 반짝거리고 있는 리튬과 붕소, 베릴륨 원자들은 우주의 탄생을 불러온 빅뱅이 직접 만들어낸 원자들이다.
물리법칙상 수소 원자핵 속의 양성자들 사이에는 전자기력이 작용해 서로를 멀리 밀어내며, 무언가가 양성자들을 아주 가까이 붙여놓아야만 강한 핵력이 작용해 원자핵을 이룰 수 있다.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알려져 있는 강한 핵력은 천성적으로 외부인을 싫어하는 수소 원자핵을 강제로 다른 핵들과 융합시켜 헬륨이라는 새로운 원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 또 헬륨과 수소 원자가 융합해 좀 더 커다란 핵 연합체인 리튬 원자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더 크고 복잡한 원자 사회로 변하려면 전자기력의 반발력을 극복하고 강한 핵력이 자신의 외교술을 발휘할 수 있는 더 뜨겁고 더 밀집된 극단적인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빅백은 위력이 사라지기 전에 최대 다섯 개의 양자를 원자가 될 수 있는 거리까지 밀어 넣어 베릴륨이라는 원자를 만들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초기 우주의 압력솥 같던 상태는 더 큰 원자를 만들어내기 전에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현재 우주에 존재하는 원자들 대부분 우주가 탄생했을 때 만들어진 수소 원자인 이유는 우주 건국 초기의 이런 상황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원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모드 끝난 것은 아니다. 수소 구름 속에는 양자가 만들어낸 떨림이, 덩어리가 있었고 관대하고 따뜻하며 실용적인 중력이 있었다. 중력은 자연의 네 가지 기본 힘 가운데 가장 약한 힘이지만 넓은 영역에서 작용하며 언제나 서로를 끌어당기기만 할 뿐 밀어내는 법이 없다. 밖으로 뻗어나가려는 빅뱅의 거침없는 팽창이 있은 후 백만 년 정도 지나자 중력이 빅뱅의 속도를 늦추는 약한 반발력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전반적인 팽창 속도가 아주 미약하기는 하지만 조금 느려지자 우주의 물질들은 한데 뭉쳐 꾸물거리고 빙글빙글 돌고 마주 뒤섞이고 여기저기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수소 원자들이 한데 뭉체 점점 더 조밀해지자 중력은 점점 더 큰 힘을 갖게 되고 그 결과 수소 기체들이 안쪽으로 끌어당겨지면서 가스 구름은 점차 공처럼 둥글게 변해갔다. 수소의 양이 늘어날수록 가스 구름의 온도는 올라갔고 수소 원자는 점점 더 난폭해졌다. 가스 구름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수소 원자에 갇혀 있던 전자가 파트너인 핵을 버리고 밖으로 튀어나왔기 때문에 가스 구름은 작은 초기 우주처럼 플라즈마 상태로 변했다. 열과 압력이 최대 권고치까지 올라간 둥근 가스 구름의 중심에서는 전자들이 양성자를 벗어나 자유의 몸이 됐을 뿐 아니라 수소 원자핵 속의 양성자들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 마침내 전자기적 반발력을 이기고 빅뱅 때 만들어졌던 때보다 훨씬 크고 대담한 형태의 새로운 핵을 만들어내는 상황에 이르렀다.
철의 용광로
별의 에너지, 별의 빛, 별의 열, 우리를 인도하는 소망의 빛의 근원은 조밀한 항성의 핵에서 일어나는 지속적인 병합, 많은 수의 작은 원자들이 적은 수의 큰 원자로 바뀌는 열핵융합반응이다. 핵융합의 힘이야말로 별의 분명한 표식으로 어느 정도 이상의 무게와 밀도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목성은 아주 거대한 가스 덩어리지만 별이 될 정도로 크지는 않다. 목성의 핵 속에 있는 원자는 다른 원자로 변할 만큼 커다란 압력은 받고 있지 않다. 가스 덩어리의 부피가 최소한 목성의 여덟 배는 되어야 주저하는 원자들이 부부 관계를 맺고 찬란한 열을 방출하게끔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원시 성운 속에서 처음으로 응축되어 탄생한 별들은 목성을 80개 합친 것보다 훨씬 더, 아니 우리 태양을 800개 합친 것보다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두텁게 뭉쳐 있던 기체들이 조밀하게 구형으로 밀착되면서, 밀도가 증가한 천체는 주변에 있는 먼지들을 보다 더 강하게 끌어당겼을 테고 당연히 커져가는 동안 흡착 속도도 성장 속도도 훨씬 더 빨랐을 것이다. 오늘날의 우주보다 훨씬 비좁고 난잡하며 먼지가 많고 가스로 가득 차 있던 초기의 우주에서, 압축된 구체에게는 주위에 있는 막대한 물질들을 강력한 힘으로 끌어당기고 스스로 더 단단해지는 길 말고는 없었다. 그 결과 질량은 증가했지만 부피는 점점 작아졌다. 거대해진다는 것은 사실 값비싼 희생을 요구했다. 거대한 별은 젊은 나이에 화려하게 죽어가야 했다.
단순하게 생각하기 위해 가장 먼저 탄생한 별들은 빅뱅 때 만들어진 다른 원소들은 하나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수소 덩어리였다고 생각해보자. 이 예로 든 별은 우리 태양보다 수백 배는 많은 수소가 압축된 덩어리로 모든 원자의 전자들이 양성자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극도의 플라즈마 상태이다. 중력은 주변의 모든 물질들을 한가운데에 있는 가상의 구심점으로 끌어당기기 때문에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쌓여 있는 수소 입자의 밀도는 더욱 커진다.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뜨겁고 압력이 높고 또 압축되어 전자기력이 버틸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선다. 그 결과 반발력은 사라지고 수소 입자들은 헬륨의 핵으로 융합된다. 수소 원자핵의 열핵융합으로 발생한 열은 중심에서 바깥쪽을 향해 뻗어나가기 시작하고, 바깥쪽으로 뻗어나가는 열과 빛의 파장은 안쪽으로 향하는 중력의 힘을 상쇄시키는 역할을 한다.
우리의 태양은 1초에 7억톤이나 되는 수소를 헬륨으로 바꾸는 과정을 통해 어머니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아홉 자녀, 자녀들이 거느리고 있는 달들, 소행성 벨트, 혜성 등으로 구성된 태양계 가족을 두루 비추어줄 빛과 열을 만들어낸다.
수소 원료가 고갈되면 중력으로 별이 붕괴되는 것을 막던 밖으로 향하는 에너지가 사려져, 별은 다시 중력의 영향만을 받으며 수축하기 시작한다. 중심부를 향해 수축하는 핵의 온도와 밀도는 또 다시 핵융합반응의 임계점에 도달할 때 까지 계속해서 올라간다. 이런 핵융합반응의 부산물인 헬륨 입자들은 서로 융합해 탄소를 만들기 시작하고 도 다시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해서 중력의 붕괴 작용을 다시 한 번 더 막아낸다. 헬륨이 모두 사라지면 별은 다시 붕괴되기 시작하고, 다시 어느 지점에 이르면 새로운 융합, 이른바 핵합성이 일어나 탄소보다 무거운 원자를 창조한다. 별이 완전히 붕괴되지 않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질소, 산소, 나트륨, 인, 칼륨, 규소 등등 원소 주기율표에 적혀 있는 순서대로 작은 원자핵을 갖는 것부터 큰 원자핵을 갖는 것까지 원소들이 차례 차례 만들어진다. 핵합성 반응이 만들어내는 가장 안정된 원소는 철과 니켈이다. 원소 주기율표에서 철과 니켈은 겨우 4분의 1지점에 위치하며 아직 만들어내야 할 무거운 원소들이 즐비하지만 철과 니켈은 핵융합반응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단계가 끝났음을 알려주는 표지 물질들이다. 철의 원자핵을 다른 철의 원자핵과 융합시켜도 에너지는 나오지 않는다.
이 시점이 되면 별의 중심핵에는 철과 니켈이 빽빽하게 들어서고 그 주위를 그동안 뜨겁게 달궈졌지만 타 없어져버리는 않은 가벼운 원소들이 순서대로 둘러싼다. 중력 붕괴를 버텨낼 방사선 방파제가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중심을 향해 붕괴되는 핵의 온도는 철과 니켈보다 무거운 원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80억도에 이르지만 이런 상황은 별에게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열핵융합반응의 동력은 멈추고 핵융합반응으로 생산하던 에너지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결국 별의 핵은 버틸 힘을 상실하고 붕괴되며 바깥층은 안쪽으로 무너져 내린다. 사방으로 광폭한 광자들이 날아다니며 자신이 가는 길에 있는 무거운 원자들은 무엇이든지 쪼개버린다. 별의 내부는 자유 낙하 상태가 되어 플라즈마 상태의 내부 물질들은 점점 중심에 있는 가상의 한 점을 향해 떨어져 내린다. 정말 1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태양만 한 넓이의 핵이 북아메리카 대륙 정도로 작아진다. 갑자기 붕괴된 핵은 그 여파로 항성 전체를 뒤흔드는 충격파를 내보내고 그 결과 별의 바깥층을 감싸고 있던 가벼운 원소들은 피터 앳킨스의 표현처럼 '거대한 해일이 덮친 듯이' 모두 날아가버리고 만다. 초신성으로 폭발하는 무시무시한 생명의 마지막 순간에 우리의 별은 원소 주기율표에 나오는 백금, 탈륨, 비스무트(창연), 납, 텅스텐, 금 같은 진정한 헤비급 원소들을 만들어낸다. 새로 만들어진 무거운 원소들은 이전에 만들어놓은 비교적 가벼운 원소들과 함께 우주 속으로 산산이 흩어진다.
"우리들은 거대한 별에서 작은 은하가 출현하기까지의 시간이 상당히 짧았을 것이라고 봅니다. 우주 탄생 후 10억 년 정도 동안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척 스타이들의 말이다. 거대한 은하는 그 후 작은 은하들이 서로 합쳐지거나 상대적으로 조밀하고 큰 은하가 작은 은하를 빨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생겨났을 것이다. 120억 년 전 무렵, 그러니까 빅뱅 후 17억 년 정도 지났을 무렵에 우리은하를 비롯해 오늘날의 우주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은하들이 탄생했다. 이 은하들은 질량의 중심을 빙글빙글 돌면서 각각 진화해나가고 있으며, 은하 내의 항성 시민들은 각각의 질량과 다른 별들과의 근접성에 따라 저마다의 온도와 속도로 삶을 이어가고 있다.
태양과 과거와 미래
50억 년 전쯤, 폭발하는 초신성이 발산하는 충격파와 그 별이 함께 뿜어낸 영양가 높은 무거운 원소들이 성간 공간으로 튀어나오면서 우리은하의 팔 가운데 하나를 만들 가스와 별 부스러기를 자극해 수축되기 시작했다. 성운은 회전을 하게 되고 점점 평평한 원반 모양으로 번해갔다.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 뒤 몇백만 정도 흐르면 원반을 구성하는 물질들 대부분이 팬케이크의 중심부에 모이고 뜨겁고 조밀한 상태로 볼록해지던 중심부는 마침내 핵융합반응을 시작했다. 새로운 태양이 탄생한 뒤에도 원반 주변에는 가스와 먼지가 조금 남아 있었고 훗날 드미트리 멘델레예프가 주기율표라는 이름으로 기록할 100여 개 정도 되는 원소들도 남아 있었다. 이런 물질들도 점점 한데 뭉쳐 원시행성과 원시위성이 되었다. 원반의 중심부에 가까울수록 기체들은 우주로 날가가고 뜨거운 온도를 이겨낼 수 있는 암석과 금속만이 남았다. 태양계 안쪽에 있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 같은 내행성이 암석과 금속으로 된 핵을 갖는 지구형 행성이 된 이유이다. 원반의 바깥쪽은 얼음이 얼 정도로 추웠기 때문에 얼음 입자가 가스와 먼지와 함께 섞여 눈덩이가 커져 소위 기체 행성이라고 부르는 네 개의 외행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됐다. 명왕성이나 세드나는 카이퍼대에 속한 얼음과 암석 천체들 중에는 상당히 큰 축에 속하지만 명왕성 열 개를 합해도 수성보다 작으며 지구만큼 키우려면 최소한 명왕성이 150여개는 있어야 한다.
우리의 태양은 아주 훌륭하고 튼튼한 별로 이제 전체 수명의 반 정도만 살았을 뿐이다. 그러나 일단 수소 원료의 양이 고갈되기 시작하면 태양이 자신의 플라즈마 화염을 유지하기 위해 택할 수 있ㄴ은 방법은 얼마 없다. 앞으로 50억 년쯤 지나면 수소로 가득 차 있던 태양의 핵이 고갈되면서 태양은 상대적으로 얇은 대기 속 수소를 이용해 불타기 시작할 태고 태양의 둘레는 지금보다 30배 정도 커질 것이다. 부피가 팽창한 태양은 지금보다 차가운 별이 되고 방출하는 복사선의 색도 더 붉어진다.
외곽에 있는 수소까지 다 써버린 태양의 핵은 급속도로 수축하기 시작하고 상부 층은 허물을 벗듯 우주로 날아가버린다. 결국 남는 것은 지구보다 조금 큰 산소와 탄소의 잿불 덩어리이다. 한때는 태양계를 밝히는 등불이었고 한때는 기운 찬 적색거성이었던 우리들의 태양은 결국에는 희미한 백색왜성이 된다. 그때가 되면 더 이상 핵융합반응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는 없지만 순수한 열기로 나머지 생애 동안 빛을 내는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태양 같은 중간 크기의 별들은 빅뱅이 만들어낸 적운 수의 원소를 가지고 생명체 창조에 꼭 필요한 탄소, 산소, 질소 같은 원소들을 만들어낸다. 평범한 별들도 산소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산소가 수소, 헬륨 다음으로 우주에서 세 번째로 많은 원소인 이유를 설명해준다. 그리고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는 일이 우주에서는 드문 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비록 음료수로 활용할 수 있을만큼 붕부한 액체 상태의 물은 지구에만 있지만 물 분자가 우주 전역에서 발견되는 흔한 분자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러나 폭발하지도 않고 성격도 얌전한 별들은 자신들이 만든 물질을 대부분 자신들이 간직할 뿐 헬륨을 가지고 만들어낸 자신들의 발명품, 즉 질량이 큰 원소들을 극히 소량만 우주로 방출한다. 결국은 지상에서 사라져야 할 우리들 육신이 품고 있는 수많은 원소들(세포를 구성하는 탄소, 뼈를 구성하는 칼슘, 피 속에 있어 있는 철, 심장이 뛰게 해주고 뇌세포를 훙분시키는 전해질을 구성하는 나트륨과 칼륨)은 거의 대부분 우리들의 태양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큰 용광로를 가지고 있던 고대 거성들이 폭발하면서 우주로 뿌려놓은 물질들이다. "우리는 별의 성분이며 우주의 일부입니다." 알렉스 필립펜코의 말이다. "그냥 하는 말이거나 비유가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 몸의 모든 세포들, 당신의 몸과, 내 아들, 당신의 애완용 고양이의 몸을 이루는 모든 세포를 구성하는 원자들은 고대 거성들의 내부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저는 이 같은 사실이 과학의 역사에서 가장 놀라운 발견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누구나 이런 사실을 알기를 바라고요."
우리의 태양을 형성한 가스 성운은 100억 년간 일어난 여러 차례에 걸친 화려한 초신성 대폭발의 결과로 별의 성분들이 몇 배는 더 풍부해졌다.
만남은 이루어질까
외계 생명체가 보내오는 신호는 안타깝게도 전혀 없거나, 있다 해도 우리는 감지해내지 못하고 있다. 다른 세상에 생명체가 살고 있임을 알려주는 증거는 단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 정말로 단 한 개도 말이다.
"지구가 생명체가 살아가는 유일한 공간일까요?" 프린스턴 대학교의 네티 배철은 말한다. "제게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너무나도 쉽고 분명합니다. 우리의 태양은 우리은하에 있는 수천억 개의 별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우리은하도 수조 개가 넘는 은하 가운데 하나일 뿐이죠. 그러니 우리가 우주 유일의 생명체라는 것이 오히려 불가능하죠."
또 칼텍의 데이비드 스티븐슨은 이렇게 말했다. " 저는 생명이 우주에서 아주 흔하게 나타나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틀렸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생명체들을 먹여 살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별의 수만 해도 수십업 개가 넘는 데다 그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들도 수입억 개가 넘으니 먹고, 싸고, 복제하고, 서로 사랑하고, 싸우는 생명체가 있는 장소 또는 수십억 곳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행성은 거대한 가스 구름이 별로 수축되는 곳에서 흔히 만들어지는 부산물로 별이 빙글빙글 돌면서 오그라들 때 각운동량의 결과로 만들어진다. 자신의 주위를 도는 행성이 있는 별은 전체의 10에서 50퍼센트 정도라고 여겨진다. 현재 많은 천문학자들이 외계 행성을 찾기 위해 활용하는 방법은 별빛을 관찰하는 것이다. 별빛이 흔들리거나 불규칙하면 이는 빛을 교란시키는 중력을 가진 물체가 가까이에 있다는 뜻이며, 간간이 깜빡이는 불빛은 별과 지구 사이를 통과하는 궤도 운동을 하는 행성이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천문학자들은 또한 지각이 식은 후 비교적 빨리 지구에 생명체에 살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으며 생명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확신을 줄곧 고수해왔다. 과학자들은 탄소는 초신성이 폭발하면서 여기저기 흩어지는 아주 평범한 원소로 얼마든지 스스로를 조합해 생체분자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탄소가 자신의 자기 조직화가 가능한 적당한 환경만 만나면, 예컨데 액체; 물이 있는 행성만 만나면 그 즉시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외계 생명체가 얼마나 복잡한 형태를 하고 있을지, 외계 생명체가 우리와 통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고도로 발전된 문명을 이루었을지에 대해서는 천문학자들도 훨씬 유보적인 반응을 보인다. 칼텍의 데이비드 스티븐은 이렇게 말한다. "일단 진화를 시작한 생명체가 통신도 하고 여행도 할 정도로 고도로 발달한 생명체로 진화할 확률이라.....글쎄요, 저는 우리가 그에 대해서 뭔가 분명한 결론을 내릴 입장에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몇몇 쾌활한 영혼들은 바로 그런 생명체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사람은 코넬 대학교의 천문학자이자 1960년데 외계지적생명체탐사계획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SETI) 을 시작한 프랭크 드레이크로 그는 오늘날 드레이크 방정식이라고 알려져 있는, 우리은하 밖에 존재하는 '통신 가능한 사회'의 수를 계산하는 체계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살펴보아야 할 변수를 일곱 개로 설정하고서, 새로운 별이 생성되는 비율이나 행성을 가지고 있는 항성의 수 같은 비교적 직접적인 변수를 시작으로 생명체가 사는 특정한 장소에 고등 생명체가 존재할 확률, 그 고등생명체가 땜질을 하고 도구를 만들 확률,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도로 발달한 문명을 지닌 생명체가 우리와 인사를 주고 받을 때까지 오랫동안 살아남을 확률 같은 좀 더 간접적이고 종속적인 변수들로 차례로 나아간다.
스티븐슨은 드레이크 방정식이 제시한 변수 가운데 가장 불확실하고도 가장 의욕을 꺾는 변수는 마지막 사항이라고 말한다. "고도로 발달된 문명의 생존 기간이 고작 수천 년에 불과하다면 우리가 외계 고등 생명체와 접촉할 가능성은 아주 낮습니다. 우리들이 보낸 메시지가 도착하기 전에 한 문명이 탄생했다가 사라질 수도 있고, 우리 메시지가 이제 막 문명의 태동을 시작한 생명체들에게 전달했다 해도 그들의 답이 오는 동안 우리 문명이 사라져버릴 수도 있겠죠. 어떤 경우든 현재 우리은하에서는 우리가 유일하게 번영하고 있는 문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낙담하지는 말자. 우리가 밤하늘에서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곳은 대부분 우리은하에 한정되어 있지만 우리의 우주는 고작 그 정도로 그치지 않는다. 은하마다 우리와 통신할 수 있는 문명이 한 개빡에 없다 해도 이론적으로 우리의 전화를 받을 수 있는 문명이 우주 전역에 수입억 개는 더 있다는 뜻이니 희망을 갖자. 분명 공상과학소설과는 달리 은하들 사이의 너무나도 먼 거리는 외계 문명과의 통신을 불가능하게 만들지만, 저 먼 우주 어딘가에 시공간을 향해 나누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멋진 일 아니겠는가! 더구나 누가 알겠는가? 외계 문명을 이룩한 생명체들이 우리보다 훨씬 뛰어난 은하 간 여행이 가능한 완벽한 웜홀을 만들어 지금 우리를 향해 오고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