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생각할 수 있지만 동물은 그저 행동할 뿐이라는 이유로 수세기 동안 인간을 동물보다 우월한 존재로 정의했다. 행동(움직임)은 두뇌의 하위 기능으로 여겼고, 인식은 오직 인간만이 진화시킨 고차원의 두뇌 기능으로 보았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운동두뇌'는 들어오는 자극에 반응하고 운동 기능을 지시하는 것 이외에 다른 일을 하지 않는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제는 두정엽과 전두엽이 계획, 계산, 의도 형성에서 커다란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신경과학자들은 육체적 움직임을 관장하는 소뇌가 생각도 조율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고 있다. 공을 잡아내는 육체적 움직임을 명령하듯, 소뇌는 주방을 머릿속에서 상상하고, 주장을 하고, 노래를 떠올리는 사고의 연속을 담당한다. 공간 안내, 언어, 정서 등의 여러 기능들은 같은 두뇌시스템을 공유하며, 각각의 두뇌 영역이 각자의 방식으로 작동하게 만든다.
운동 기능은 육체적 움직임은 물론 지각과 행도에도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행동은 지각에 의해 규정된 움직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만약 움직임을 잘 이해한다면, 사상/말/행동도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행동하면서 생각한다
계획/고찰/숙고/움직임은 모두 행동에 관한 것이다. 즉, 생각은 행동으로 옮겨진다. 대부분의 경우, 행동의 연속선상에서 생각한다. 즉, 계획을 짠 뒤에 실행한다. 행동 자체는 확실히 운동 기능에 의존한다. 그것에 선행하는 사고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정서도 두뇌의 운동 능력과 엮여 있다. 정서(e-motion)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움직이다(to move)' 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당신이 결정을 내릴 때 마음 속에 어떤 일어나는지 생각해 보라. 이때는 두뇌의 다양한 기능들로부터 사실, 의견, 사상, 기억, 결과 예측 등의 입력 정보가 들어온다. 당신은 그 조각들을 순서대로 배열하고, 눈리를 더하고, 결과를 검사하고, 반응을 지시한다. 이러한 과정의 단계들은 모두 운동 기능에 기반을 둔다. 이 과정에서 작동하는 신경 네트워크는 운동 행위를 할 때의 신경 네트워크와 같다.
이러한 유사점은 계속된다. 자전거 타기를 처음 배울 때, 당신은 피질을 사용한다.하지만 익숙해지면, 활동이 습관이 되면서 저차원 두뇌 영역의 뉴런이 담당하게 된다. 새로운 학습을 위해 피질의 뉴런들을 자유롭게 놔주는 것이다. 인지 행위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처음에는 피질을 이용해 4x4 같은 곱셈이나 문법적으로 올바른 질문을 만드는 법을 배운다. 하지만 이 일들이 익숙해지면, 습관적이 되면서 두뇌의 저차원 영역에서 담당한다.
사고 처리를 활성화할 때 우리는 자료, 움직임, 행동의 조각들을 한데 모아, 새로운 요구나 환경에 맞춘다. 그리고 행동의 새로운 계획을 만들어내고, 생생한 자료를 시기적절한 배열로 재형성한다. 이것은 전전두엽과 전두엽의 피질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이것은 운동피질이라고 불리는 영역을 지도하는 두뇌 영역이다. 요컨데, 정신적 행동을 명령하고 시간을 배정하는 두뇌회로는, 바로 육체적 행동을 지시하고 배열하고 시간을 정하는 두뇌회로와 같다.
사고 처리를 운영하는 것은 두뇌의 집행 기능의 일이다. 이 기능은 모두 행동과 연관된 것으로 고객과 시에 접근하는 방식을 담당한다. 두뇌 앞부분(전두엽)의 절반은 정신적/육체적으로 행동을 조직하는데 기여한다. 작업기억, 운동 계획, 서로 경쟁하는 자극들, 생각과 행동을 제어하는 능력을 담당하는 위대한 두뇌중추의 본거지다. 우리는 두뇌의 많은 활동을 고차원 활동으로 부르고 싶어 하는데, 기본적으로 두뇌의 본거지에서 고차원 인지 처리란 행동의 조직을 말한다.
집행 기능은 잠시 멈추고 생각하게 만들어서, 우리가 성급하게 돌진하지 않도록 해준다. 또한 두뇌의 최고 지휘자로서 결과를 가름해 올바르고 정확한 전략을 결정한다. 적절한 경영이란 계획을 세우고, 주변 환경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하고, 우리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고, 초기 행동에서 들어온 정보를 갖고 계획을 갱신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집행 기능과 운동피질이 한다.
주의의 경우, 전두엽의 전측 대상회가 비서실장으로 행동하면서 형성된다. 그리고 어떤 입력 정보를 계획과 실행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에 전달할지 결정한다. 의지를 담당하거나 행동을 결정하는 특정 중추는 없다. 그것은 두뇌 전체의 활동이 합쳐져서 생겨난 결과로, 다른 어느 곳보다 두뇌 여러 영역들과 폭넓게 연결되어 있는 전두엽에서 끝난다. 이곳에서 합류한 입력 정보들은 경쟁하고, 서로 부추기기며, 윤리/충동/결과과 만난다. 그리고 기억들은 고려의 과정을 거쳐 유지되거나 상실된다. 우리는 노력하고, 통합하고, 생각들을 재통합하고, 일을 해낸다. 목표를 세우고 쟁취하기 위한 단계를 생각한다. 또한 현재보다 더 나은 상태를 지향하고, 더 높은 곳에 도달하기 위해 성장한다. 모든 얽힘이 정리되고 새로운 창조를 할 때까지 일부 생각과 입력 정보들은 증진되는 반면, 다른 것들은 억제된다. 이러한 계산은 피질 전체에서 일어나며, 집행 기능의 운동뉴런에 의해 조율된다.
이러한 인지 과정이 마무리 되고 나면 비로소 두뇌는 '전형적인' 운동 기능, 즉 인지 과정에 의해 결정된 출력을 수행하기 위해 혈압과 호흡을 조절하고, 호르몬을 상승시키거나 떨어뜨리며 근육을 움직이거나 정지시키는 과정을 처리한다.
근래까지 소뇌는 움직임의 속도/강도/방향을 조절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피질이 섬유 다발을 통해 소뇌로 신호를 보내면, 소뇌는 그 신호를 처리하고 조율한 뒤, 움직임을 통제하는 운동피질로 되돌려 보낸다ㅏ. 1980년대 은퇴한 컴퓨터 과학자 헨리에타(Henrietta Leiner)와 앨런 레이너(Alan Leiner)는 인간의 두뇌를 해부하는 과정에서 원숭이보다 섬유 다발이 훨씬 두껍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핸리에타는 치상핵(dentate nucleus)이라 불리는 소뇌 내의 작은 조직을 발견했다. 치상핵은 신호들이 피질로 돌아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처리되는 정거장이다. 침팬지와 인간의 치상핵은 비교적 크다. 그리고 진화적으로 가장 최근에 생성된 치상핵 부위인 신치상핵은 인간에게만 있다.
이 증거들을 바탕으로 헨리에타는 소뇌가 운동뿐만 아니라 인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출력 정보가 운동피질 이외의 장소로도 보내져야 한다. 이에 관해 오리건 주 포틀랜드 굿 사마리단 의학센터의 신경과학자 로버트 다우(Robert Dow)가 처음으로 임상적 증거를 제공했다. 즉, 소뇌가 손상된 환자는 계획과 관련된 미묘한 인지 문제를 겪는다는 것이다. 그 후로 단어 선택, 물건의 형태 판별, 균형 잡힌 그림을 그리는 데 겪는 문제와 소뇌의 손상을 연관시키는 여러 연구들이 시작되었다. 한 검사에서 정상인에게 막대기에 다른 크기의 링들을 아무렇게나 걸라고 시키자, 소뇌는 평소 같은 활동을 보였다. 그러나 적절한 크기 순서대로 연속 배열을 지시하자 소뇌의 활동이 증가했다.
운동 기능의 중요성
운동 활동이 순수한 정신적 기능과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 있는지에 관한 암시는 주요 운동 요소와 관련된 전형적 질환인 인 강박충동장애(OCD) 와 투렛 증후군에서 나타난다. 겉보기에는 그렇지 않지만, 류머티즘열과 첨족보행(관절 이상으로 발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는 병) 도 마찬가지다.
표면상 OCD는 순수하게 정서적/인지적 문제처럼 보인다. OCD 환자는 늘 걱정하고 근심하며 지난 일을 뒤돌아보는 데 매달린다. 하지만 두뇌 검사에 따르면, 이러한 행동이 발생할 때 기저핵부터 전측 대상회와 코 위에 있는 전두엽의 일부인 안와전두엽까지 통과하는 신경회로의 '잠김(locking)'이 일어난다. 전측 대상회는 안와전두엽에 무엇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지 알린다. 안와전두엽은 "틀렸어, 틀렸다고, 이 행동은 실수야"라고 행동상의 문제를 밝힌다. 주의와 실수에 관한 신호가 충동할 때 운동 프로그램은 혼란에 빠진다. 공포 메시지가 나타나고 두뇌에게 위험에서 벗어나거나 행동을 취해 문제를 해결하라고 말한다. 가령, 이미 꺼진 난롯불을 끄기 위해 세 번씩이나 집으로 되돌아가는 행동이 그 예이다. 전형적인 OCD 환자는 계속 실수를 찾는 완벽주의자다. 걱정으로 폭발할 지경인 그는 근심과 숙고의 반복적인 행동 고리에 사로잡힌다. 내가 제대로 움직였나? 연속 동작이 제대로 된 건가? 이러한 근심들은 전두엽의 운동시스템, 전측 대상회, 기저핵에 바탕을 두고 있다.
투렛 증후군은 집착과 강박이 틱 장애와 혼합된 현상이다. 신경과학자들은 근래에 운동 기능장애인 틱 현상과 관련된 핵심 영역이 미상핵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선조체의 일부인 미상핵은 주의시스템의 기어전환 장치처럼 움직인다.
첨족보행도 운동과 인지 발달의 강한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습관적으로 발끝으로 걷는 미취학 아동들을 조사한 몇몇 연구들을 살펴보자. 그 아이들은 75퍼센트가 말하기와 언어 발달이 매우 더뎠다. 발달장애 아동 799명을 연구한 논문에 따르면, 첨족보행은 언어장애아에게 자주 나타난다. 첨족보행은 대뇌 마비, 다양한 두뇌장애, 척추 부상, 근육 약화, 자폐증의 징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아이들은 그런 문제가 없었다. 이른바 원인 없이 나타나는 특발성 첨족보행이었다. 이 운동장애가 말이나 언어의 지체와 연관이 있는지 알아내려면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 일부 의사들은 어린이의 특발성 첨족보행을 발달상 문제의 증후로 보고 발달 평가를 하라고 권고한다.
요컨데, 운동 기능을 포함시키지 않는다면 고차원적인 기능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 두뇌와 신체 전반에서 지속적인 활동이 있다는 사실은 움직임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이는 삶의 추진력이다. 움직임은 다른 두뇌시스템과 분리할 수없다. 요컨데, 수많은 두뇌 기능들은 본질적으로 움직임이다.
우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
인간의 경험은 감각을 통해 들어오는 세계에 관한 정보로 시작되지만, 정보가 행동을 만들기 위해 내부 상태와 결합하는 방식에 달려 있다. 운동시스템은 척수의 뉴런부터 뇌간과 운동피질의 뉴런까지 신체 전반으로 확장되어 있다. 두뇌에 관한 논의들은 주로 좌반구와 우반구 사이의 상호작용과 관련되어 있지만, 우리는 두뇌 앞과 뒤, 즉 감각 영역과 운동 영역의 상호작용에 대해 더욱 유념해야 한다.
움직임은 두뇌 존재의 근간이 된다. 흥미롭게도 한 곳에서 다른 곳을 움직이는 유기체만이 두뇌가 필요하다. 식물은 태양 쪽으로 잎을 벌려 광합성 기회를 높인다. 하지만 위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세포 성장을 통해 이루어진다. 작은 해양 생물인 멍게가 이를 잘 드러낸다. 멍게는 초반에 마치 올챙이처럼 움직이며, 움직임을 통제하기 위한 두뇌와 신경삭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성숙하면 바위에 계속 달라붙어 있다. 그 순간부터 두뇌의 신경삭은 점차 흡수되고 소화된다. 멍게는 자신의 두뇌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먹어치우는 셈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선택이 두뇌 영역의 모습을 재구성한다. 1차 운동피질과 전운동피질은 전두엽에 있다. 두뇌에서 가장 발달된 전두엽은 사고와 계획 등 고차원적인 집행 기능을 담당한다. 덕분에 우리는 숙고하고, 판단하고, 행동을 취하기 전에 결과와 다른 반응에 대해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뛰어난 계확자가 두뇌 쇼를 진행하는 셈이다. 두뇌의 여러 영역에서 들어온 입력 정보들을 통합해 움직임을 계획한다. 그러면 1차 운동피질이 특정 움직임을 직접 통제한다.
1차 운동 영역 바로 밑에 위치한 감각피질은 운동피질에 굉장한 정보 자원을 제공한다. 사상, 과거 경험, 정서, 저장된 기억에 관한 정보도 운동 영역으로 흘러들어가서 우리의 움직임과 행동에 의미/깊이/복잡성을 더해준다.
전두엽의 특정 회로들이 새로운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이웃한 많은 뉴런들은 당장 하던 일을 그만두고 그 과제 수행을 위한 도우미로 나선다. 엄청난 양의 입력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더 넓은 영역이 학습에 동원된다. 일단 반복적인 수행을 통해 과제에 숙달되면, 발화 패턴이 정립되고 행동은 습관적으로 나온다. 더 이상 의식적 주의가 필요하지 않다. 20년 동안 자전거를 타지 않아도 금방 다시 탈 수 있는 것도 그때문이다.
그럼 이 패턴 프로그램들은 어디로 갈까? 헨리에타와 앨런 레이너, 그리고 마이클 머처닉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뇌와 기저핵으로 ㄱ나다고 한다. 머처닉이 실험한 원숭이들은 차례대로 점점 작아지는 컵 안의 음식을 잡는 법을 배웠고, 이를 습관적으로 행할 수 있었다. 또 뛰어난 운동선수나 피아노 연주자가 되려면,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이전하고 저장하는 효율적인 방법을 획득해야 한다. 더욱 정교한 운동 연속을 행할 수 있는 사람은 복잡한 움직임에 몰두하면서도 여전히 조용한 두엽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 그들의 고차원 두되는 한가한 편이므로, 농구골대에 모여드는 수비수들이나 곧 나올 음악 및 협주곡의 역동성을 파악할 때, 관찰 및 적응할 여력이 더욱 많다.
자동적 반응의 다양한 수용기를 획득하는 것은 생존에 필수적이다. 항상 의식적으로 행동을 받아들여야 한다면, 우리는 많은 것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날 무엇을 입을지 같은 단순한 것에 집중하거나 곰곰이 생각하거나 고려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인지 과정에도 같은 기제가 적용된다. 아침 식탁에 앉아 있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조간신문을 읽기 위해 초등학교에서 몇 년 동안 배운 수천 개의 언어적 구조물을 정교하게 처리한다. 만약 당신이 매 시간마다 불러오는 수많은 인지적 습관들이 무의식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결코 어린아이의 능력 이상으로 진보할 수 없을 것이다.
전두엽은 학습하고, 일상적인 습관을 정립하고, 운동과 정신적 기능을 나란히 처리한다. 음직임은 인지와 단단하게 엮어 있다. 운동 프로그램과 이성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논의는 복잡하면서도 단순하다. 숙달된 기본적인 과정은 뇌간/기저핵/소뇌에 저장되고 실행된다. 복잡하거나 새로운 행동과 인지는 두뇌에서 더 많이 처리되며, 끊임없이 전두엽을 향해 나아간다. 이 과정에서 많은 두뇌 영역들이 참여하게 되는데, 입력 정보를 제공하거나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해준다. 덕분에 많은 뉴런들은 재적응을 하거나 더욱 확실한 최종적 행동 혹은 인지 처리를 할 수 있다.
운동과 인지 기능의 평행적인 처리는 우리가 특정 기술을 익히기 어려울 때 도움을 준다. 가령, 인지 행위에 어려움을 겪을 때 육체적 행동을 일으켜 도움을 준다. 당신은 문제를 풀지 못해 고민하다가, 자동적인 프로그램에 의해 통제되는 산책이나 드라이블르 하는 도중에 해결한 적이 얼마나 많은가? 난독증을 앓는 사람들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어려운 단어들을 소리 내어 읽는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복잡하거나 모르는 외국어를 보면 크게 소리 내어 읽는다. 인지 기능일 작동시키기 위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운동 중추를 활성화시킨다. 복잡한 행동을 할 때, 우리는 여러 층의 운동 기능들 간의 조화로운 통합에 의해 조율된 두뇌의 여러 단계들을 사용한다.
삶이 점점 복잡해짐에 따라 운동과 인지 처리의 상호 연결은 더욱 강해진다. 17세기에 활동한 프랑스의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생각과 신체의 분리를 믿는다. 하지만 그것이 인위적인 구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과학적 증거들이 점점 더 나타나고 있다. 두뇌와 신체의 의사 소통은 신체가 두뇌에 보내는 메시지가 무엇인지에 달려 있다. 두뇌와 신체는 유기체를 이롭게 하기 위해 협력한다. 거의 모든 두뇌 기능이 두뇌와 신체의 상호작용에 의존한다. 우리는 육체적 존재라는 사실을 잊고 산다. 하지만 마음속이든 실제이든 간에, 우리는 행동을 통해 배운다. 두뇌의 철칙은 '생존 우선' 이다. 어떤 상황에 직면사면, 우리는 정보를 받아들이고 주위를 돌아다니며 만지고 숙고한 뒤 행동한다. 심지어 철할적인 것일지라도 그렇게 한다.
운동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정교하고 자동적인 운동과 인지 사이를 오간다. 당연시되는 이런 능력 덕분에 우리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뇌 영역, 지하에서 꼭대기까지
움직임과 관련된 두뇌 영역들은 여러 군데 있지만, 우리의 행동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그들 사이의 연결이다. 운동시스템의 위계 서열을 설명하기 위한 최적의 모델은 지하 창고가 딸린 3층 건물이다. 각 층은 특정 기능이 작동하고 유지되게 하는 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신호들이 각 층을 연결하는 계단 위아래로 보내지는 가운데 기능이 수행된다. 정교하고 자동적인 기능 사이를 오가는 것은 이러한 의사소통에 달려 있다.
지하 창고에는 뇌간과 척수가 있다. 이들은 심장박동과 반사를 유지하는 등, 내부적으로 정해진 행동을 책임지는 고정화된 신경 네트워크를 지니고 있다. 1층 기저핵과 소뇌의 본거지다. 위층으로 신체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움직임을 지시하거나 창고의 기제를 작동시킨다. 2층은 운동피질과 전운동피질이다. 두뇌의 다른 영역으로부터 많은 정보를 받고 근골격계와 기관으로 지시를 보낸다. 3층은 최고 본부인 결정을 내린 뒤, 아래층을 억제하거나 흥분하는 신호를 발산한다. 또 얼마나 많은 직감을 느끼고 빨리 대응하는가에 영향을 미친다. 각 층의 흐름은 계속되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움직임이 진전되면 피드백을 주고받고, 그 결과 가장 적절한 결정과 행동을 취하게 된다.
두뇌 지도화의 여정
여러 실험들에 따르면, 두뇌의 여러 중추들은 여러 기능을 동시에 조화롭게 담당한다. 일부 기능은 두뇌의 특정 부분에서 더 많이 담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떤 층에서 어떤 중추가 활동할지는, 필요한 움직임이 어떤 유형인지, 어떤 강도로 움직일 것인지, 움직임을 어떤 식으로 자극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가령 시각은 후두엽에서 처리하고 말하기는 측두엽에서 처리한다.
또한 최근에는 특정 기능의 실행과 아주 밀접하게 관련된 두뇌 영역이 실제로는 신경 전달 과정의 한 중계점에 불과하다는 사실들이 발견되고 있다. 이 지점은 두뇌가 어떤 행동이나 행위를 명령할지 결정하기 전에, 정서/인지/기억/지각 같은 여러 두뇌 영역에서 온 정보들이 모이는 곳이다. 이러한 영역 전반에서 들어온 정보의 특정 맥락은 이후에 나타날 행동이나 행위를 결정까지는 못하더라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정보의 흐름이 이 지점으로 들어오면, 회로가 준비되고 역치들이 교차하면서 특정한 움직임이나 행위가 나온다.
모든 시스템은 서로 조화롭게 행동해야 한다. 하나라도 없으면 연결 고리에 영향을 미쳐 결정을 내릴 수 없다. 따라서 '도주' 결정이 전두엽에서 '내려진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다른 많은 다른 두뇌 영역에서 이루어진 계산에 근거한 최종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운동 기능의 첫 번째 지도는 1930년에 간질을 연구한 캐나다의 신경외과 의사인 와일더 펜필더(wilder Penfiled) 가 만들어었다. 그는 신체의 특정 부분에 직접 관여한 1차 운동피질의 핵심 영역을 구체화했다. 발과 다리가 지도의 한쪽에 놓여 있다. 다름으로 몸통, 팔, 손, 얼굴이 나온다. 이 그림은 흔히 운동난쟁이(motor homumculus))로 알려져 잇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공간적으로 조직된 지도가 아니라, 유용한 방식으로 배열된 근육들의 혼합 지도가 있다. 이는 특정 소리의 조합이 필요할 때 여는 파이프오르간 구멍과 비슷하다. 그러한 구조에서 특정 뉴런은 많은 움직임의 공통 요소를 위해 근육을 조율한다. 다른 뉴런은 종이집게를 꽉 집는 것처럼, 움직임을 독특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조율을 제공한다.
두뇌의 특정 영역이 특정 움직임이나 행동을 실행하는 단독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다. 특정한 운동 기능을 지휘하기 위해서 여러 두뇌중추들이 조화를 이루어 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물 모델의 네 층에는 기본적 기능을 주로 담당하는 기본적 두뇌 조직이 있다.
1층에 있는 기저핵과 소뇌가 기본적인 운동 조절을 제공한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나올 정도로 숙달된 학습 내용과 원시적인 반응을 저장한다. 바로 그 옆에 변연계가 있다. 따라서 정서와 움직임, 그리고 행동의 정서적 결과에 대한 감정들 사이엔 긴밀한 관계가 있다. 특정 움직임 장애에 정서 변화가 수반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1층의 소뇌는 기본적을 균형, 자세, 조화를 책임지고 있다. 소뇌는 주기적으로 주의를 전환하기 때문에, 전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시스템과 깊이 관여되어 있다. 소뇌(cerebellum)는 라틴어로 '작은 두뇌'라는 뜻이다. 때때로 그것은 독립된 마음을 가진 것 같다. 신체 움직임과 자세에 관한 정보는 소뇌에 들어와 처리된다. 그런 뒤 소뇌는 자세를 조정하고 근육 운동을 조율하기 위한 지시사항을 보낸다. 실ㅈ로 이것은 아주 중요한 과정이다. 움직이려면, 두뇌는 당신이 시공간상에서 어디에 있는지는 물론 신체와 팔다리의 위치와 속도를 알아야만 한다. 공간에서 방향과 자센느 당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파악하는 데 꼭 필요하다. 당신이 넘어지지 않고 똑바로 서 있는 유일한 요소는 소뇌의 끊임없는 조정 덕분이다. 소뇌는 뇌간에서 자세 반응을 조정한다. 그리고 중력에 대처하며 팔다리를 뻗는 근육을 척수로 메시지를 보낸다. 이 놀라운 묘기는 우리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상태에서 늘 일어난다.
2층에는 운동피질과 전운동피질이 있다. 특히 팔, 손, 손가락의 조작적인 움직임을 포착해 얼굴과 사지의 특수한 움직임을 통제한다. 건물의 각층 사이에 폭넓은 상호 교류와 피드백이 일어나는 분명한 증가는 운동피질의 영향력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가령, 우리는 행복할 때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면 더 행복해진다. 1990년대 신경학에서 새롭게 떠오른 원칙은 두뇌의 층 또는 수준 사이의 피드백이 양방향이라는 점이다. 만약 하위 수준을 활성화시키면 상위 수준이 준비될 것이고, 상위 수준을 활성화시키면 하위 수준이 준비될 것이다. 따라서 미소는 정말로 기분을 좋게 만들 수 있다.
일부 기본적인 움직임은 층 사이의 의사소통이 필요하지 않다. 가령 PET 검사에서 따르면, 걷고 등산하고 수영할 때 운동피질이 적극적으로 활동한다. 그럼에도, 운동피질을 제거한 쥐도 그런 활동이 가능했다. 어떠한 경우에 일부 수준의 활동은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 피질이 없는 쥐들도 먹고 마시고 새끼를 돌보고 음식을 구하러 갈 수 있다. 하지만 턱으로 음식을 단단히 씹거나, 손가락을 하나씩 움직이지는 못한다. 다시 말해, 2층이 제거되어도 1층과 창고가 대신할 수 있다. 그러나 움직임의 정교함은 훨씬 떨어진다.
잘 연결된 운동피질은 여러 근육들을 조율해야 하는 복잡한 행동을 가능케 해준다. 마치 관현악단의 지휘자 같은 기능을 한다. 지휘자가 없어도 연주자들은 함께 연주할 수 있겠지만, 제멋대로 혼란스럽게 소리를 낼 것이다. 단순한 음악을 교향악을 바꾸는 것은 지휘자의 역할이다. 지휘자는 연주자들 사이의 연결을 유지하고 전체 악단을 감독한다. 누가 언제 연주할지, 얼마나 빠르게 또는 느리게 할지, 얼마나 웅장하게 또는 부드럽게 할지 통제한다. 지휘자는 여러 연주자들의 박자를 느리게 혹은 빠르게 조율하기 위해, 전체 관현악단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듣거나 정보를 받는다. 이때 피드백이 중요하다.
운동피질은 승강기 버튼을 누르는 단순한 동작부터 신발 끝을 매거나 체조를 하는 것까지 운동을 형성하는 다양한 근육들을 관장한다. 많은 두뇌 조직과 척수 사이에서 적절하면서도 매끄러운 운율에 맞춘 움직임을 제공한다. 운동피질에 장애가 있는 원숭이가 재활훈련을 받으면, 허리를 돌리거나 뻗는 식으로 하나의 근육에 의존하는 단순한 움직임은 가능해진다. 하지만 대각선 방향으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식의 다양은 근육을 동시에 사용해야 하는 움직임은 어렵다. 대산에 원숭이들은 움직음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실시한다.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운동피질은 놀랄만한 가소성을 지닌다. 가령, 전문 바이올린 연주자의 운동피질은 일반인과 다르다. 현악기 연주는 상당한 도구적 숙련성과 계속해서 현을 눌러야 하는 왼손 손가락의 감각적 자극이 필요하다. MRI 를 찍어보니, 현악기 연주자의 왼손 손가락을 담당하는 뉴런 영역은 감각피질뿐만 아니라 운동피질에서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훨씬 컸다. 반면 바이올린 연주에 그다지 필요치 않는 엄지손가락이 차지하는 영역은 정상인과 비슷했다.
운동 활동은 동기처럼 즉각 떠올릴 수 없는 많은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2층에 있는 전측 대상회는 제안, 동기부여, 목표 지향적 행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것은 편도체와 변연계의 다른 조직들과 연결되어, 정서 조율, 도전-도주 반응, 상황에 따른 정서적 학습을 규제한다. 간단히 말해, 어떤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추정한 뒤, 적절한 반응을 결정하고, 얼마나 빨리 그 반응을 실행할지 결단을 내린다.
계획과 동기 부여
매 순간 운동 행동을 계획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중요하다. 운동계획은 무엇을 할지와 행동의 계획, 마지막으로 실행까지 포함한다. 새로운 행동은 감각 정보, 과거의 경험, 그것에 동반된 감각에 대한 지식을 이용해 계획된다. 그리고 운동 계획이 세워지면, 새로운 행동을 조직함으로써 새로운 작업을 할 수 있다. 가령, 처음으로 목마를 접한 미취학 아동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어떻게 타고 내리는지 알아낸다.
심리적, 상황적 요인들은 운동두뇌의 생리학에 영향을 미친다. 운동신경장애 (Ideomotor Apraxia, IMA) 환자들을 예로 들어 이해해보자. 움직임 또는 언어와 관련된 장애가 없는데도, 그들은 도구와 같은 물건을 가지고 일하는 데 필요한 움직임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것은 주요한 신경계 질병들과 관련되어 있는데, 종종 뇌출혈이나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 치매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나타난다. 가령, IMA 에 걸린 사람들에게 가위를 사용하는 무언극을 시키면, 그들은 손이 가위를 잡은 것처럼 행동하는 게 아니라, 마치 손가락이 가윗날인 것처럼 움직였다. 그들은 신체 부위를 도구 그 자체로 사용한 것이다.
의도와 태도도 운동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국 캠브리지의 앤서니 마르셀(Anthony Marel)은 IMA 환자들에게 술잔 크기의 실린더를 잡고 마니는 동작을 흉내 내라고 했다. 환자들은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진짜 식사를 하면서 같은 일을 하라고 요청하자 성공적으로 해냈다. 지시한 작업이나 의도에 의미가 담겨 있을수록 환자의 작업 수행은 더 나아진다. 운동 행위를 배우는 상황이나 의미는 우리가 얼마나 잘 배울 수 있는지에 영향을 미친다. 중요한 일에 연관시킬수록 움직임이나 행동을 배우기 쉬워진다. 날마다 어려운 일에 도전하면서 격려와 지도와 지원까지 받는다면, 우리는 학습에 필요한 뉴런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다.
주의와 정서의 영향력
정보의 수용/처리/반응은 두뇌 소유자의 생존을 보증하기 위해 추진된다. 그러므로 운동 기능은 주의와 정서의 영향력 아래에서 발생한다. 그것은 급박한 위험에 반응하도록 진화하면서 커왔다. 주의와 정서는 신체와 두뇌가 난제를 극복해 번영을 누리고 생존하려고 애쓰는 가운데 사용되는 기본적인 과정이다. 두뇌는 무엇이 중요한지 결정하기 위해, 계속해서 내부와 이부의 환경을 측정하는 데 주의를 기울인다. 정서는 강력한 내부요구와 외부의 환경을 측정하는 데 주의를 기울인다. 정서는 강력한 내부요구와 가치에 근거해 재빠르고 일반적인 상황 판단을 제공한다. 분명 이러한 시스템은 운동시스템에 많은 영향을 주고, 운동시스템도 이 시스템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근본적인 주의시스템으로 도전-도주 반응이 있다. 이것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려면, 주의/정서/운동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고 서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야 한다.
자율신경계는 무의식적인 신호를 통해 신체의 중요한 기능을 감독한다. 그 신호들은 전측 대상회에서 출발해 시상하부와 척수로 전달된다. 자율신경계는 두 개의 상호 보완적인 지국인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은 뉴런을 통해 심장, 폐, 위, 성기 같은 내부 기관을 통제한다. 우리가 느끼지 못한 상태에서 자동으로 신체를 올바르게 유지하기 위해 균형을 맞추고 보충한다. 그 덕분에 피질은 자유롭게 보기, 말하기, 듣기, 사고, 정서, 자발적 움직임 같은 의식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
편도체가 긴급 사태를 알리면 부교감신경계는 심장박동 속도, 호흡 및 다른 내부 기관들의 활동을 억제한다. 모든 시스템을 안정시켜 정보를 완전하게 받아들이고 지각과 평가에 몰두하게 한다. 그리고 반응하기 전에 피질이 그 소리가 무엇인지 제대로 판단하도록 신체적으로 잠시 멈추게 한다. 하지만 이후 교감신경계는 즉각적으로 혈압, 맥박, 호흡을 올린다. 그리고 아드레날린을 생성해 근육을 가다듬으며 싸울지 도망칠지 결정한다.
이런 일이 생기면 지각과 경계 신호는 전두엽에 도달한 뒤 상황을 평가하고 위험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고양이가 깡통을 넘어뜨린 것이라면, 전두엽은 편도체를 진정시키고 "두려워할 것 없다'고 말한다. 그 결과 교감신경계의 신호는 안정된다. 따라서 혈압은 낮아지고 심장박동은 정상으로 돌아온다. 이처럼 저차원 두뇌는 고차원 두뇌의 통제에 복종한다.
만약 광기 어린 눈빛의 남자가 허공에 총을 휘두른다면, 신호들은 즉각 시상하부로 전달된다.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요구하는 다른 반응들과 달리 이 반응은 상위 피질을 통해 즉각적인 반응을 지시한다. 시상하부는 신체시스템의 규제에 중대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종종 '두뇌의 두뇌'라고 불린다. 이곳에서 근심과 경계심을 높이는 두뇌의 스트레스 호르몬인 CRF(부신피질자극호르몬)가 분비된다. 궁극적으로는 아드레날린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졸을 분비하기 위해 분비기관에 지시를 보낸다. 그리고 행동할 준비 태세를 갖춘다. 또한 시상하부는 신체의 모든 분비기관에 영향을 조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신체의 지배적 분비기관인 뇌하수체에 지시한다. 교감신경계를 유발해 신체를 과잉 활동 상태로 만든다.
걱정이 많은 사람은 편도체에서 교감신경 반응으로 가는 효율적인 뉴런 통로를 과도하게 발달시킨다. 이러한 통로가 너무 잘 발달되어 있어서 두뇌는 즉각적으로 "주의해!, 주의해! 주의해!"라며 과도하게 흥분한다. 과잉 신호 때문에 전두엽은 집중하기 어렵다. 잡음과 강한 공포 신호가 전두엽의 자원을 멋대로 징발해 쓰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잉된' 반응 기제는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 거라는 근심을 일으킨다. 과거에 군중 앞에서 불안감을 느꼈던 사람이 무대에 서거나 연설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과잉 경계 반응 상태로 들어간 그의 걱정이 교감신경계를 흥분시킨다. 따라서 호르몬적, 세포적 반응이 시작되어 근육이 긴장한다. 심장박동과 혈압은 올라가고 혈압은 가빠진다. 이러한 생리학적 변화는 두뇌에 주의 신호를 돌려보낸다. "넌 긴장했어. 긴장했다고, 세상에 이건 나쁜 소식이다. 모든 걸 확인해봐" 걱정은 더 커져서 순환하기 시작한다. 피드백 고리가 확대되고 순환할 때마다 걱정은 더더욱 커진다. 거듭되는 강한 신호는 전두엽의 에너지를 지나치게 요구한다. 그 때문에서 연설에서 발상을 떠올리거나 입과 성대에 운동 명령을 내리는 데 사용할 피질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결국 연설자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두뇌로 보낸 메시지는 오히려 걱정만 키울 뿐이다.
쉽게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이 연설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프로프라놀롤이나 나도롤 같은 베타 수용체 차단제의 도움을 받은 것이 좋다. 대근육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아드레날린은 도전-도주 반응을 준비할 때 근육을 긴장하게 만든다. 이 약물들은 이런 아드레날린 호르몬을 차단하고 혈압과 맥박은 낮추며 신체와 두뇌 사이에서 순환하는 피드백을 끊는다.
모순되지만 일에 대한 약간의 걱정은 오히려 좋을 수 있다. 가령, 배우들은 약간의 무대공포증을 기꺼이 받아들인다고 한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열정과 에너지를 담아 연기하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생존 반응에 개입하는 고도의 주의와 정서 시스템은 전두엽의 예리한 주의를 활성화시켜 뛰어난 연기를 하게 만든다. 실제로 약간의 스트레스와 활성화가 자극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정서 표현하기
들어오는 감각 정보는 대부분 시상으로 먼저 간 뒤, 상세한 분석과 반응을 위해 전두엽을 간다. 하지만 정서가 부여된 정보가 들어오면 시상은 더 빠른 통로를 통해 편도체로 보낸다.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할 틈이 없기 때문에, 상위 두뇌의 정보는 무시해버린다. 편도체는 제한된 감각 정보에 근거해서 즉각적인 공격 또는 방어 반응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1차 정서를 사용한다. 우반구의 특수화된 신경 네트워크와 전두엽은 2차 정서를 담당한다. 그리고 편도체와 변연계에서 나타난 더욱 중요한 정서적 반응을 조율한다.
인간과 다른 종들은 주로 얼굴 표정을 통해 정서를 주고받는다. 표정이나 웃음, 울음 같은 정서의 표현은 편도체와 뇌간에서 통제한다. 가장 좋은 증거는 2층에 있는 운동피질의 정보 출력 기능이 손상당한 가성구마비장애(pseudobullbar palsy)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장애 있으면 얼굴 근육을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다. 하지만 외부 사건은 여전히 웃음이나 눈물을 자아내고 정서적인 표정을 유발한다. 요컨데, 손상되지 않은 1층, 즉 기저핵과 연관된 반응은 나타나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정서와 연결된 움직임의 운동 조절이 자발적 움직임을 담당하는 영역에서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가령, 뇌출혈로 좌반구 운동피질이 파괴되면 얼굴 오른쪽이 마비된다. 웃어보라고 해도 입의 오른쪽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 하지만 농담을 듣고 자연스럽게 웃을 대는 입의 양쪽이 정상적으로 움직인다. 근육은 평상시처럼 피질의 통제를 받지 못하지만, 1층에 해당하는 기저핵에 의한 자동적이고 내재적이고 학습된 반응은 나타난다.
기억, 사고, 그리고 학습
두뇌의 운동 기능은 육체적 움직임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며, 지각/주의/정서 같은 다른 두뇌 기능에 필수적이다. 또 기억/사고/학습의 고차원적 인지 처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당신은 출근 시간이 늦었는데 차 열쇠가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열쇠를 둔 곳이 어디인지 기억하려고 머리를 긁적인다. "마지막에 어디다 뒀지?" 당신은 좌절감을 느끼면서(정서), 열쇠를 놔두었던 곳을 기억하기 위해(생각), 손가락을 하나하나 펼쳐본다(움직임). 이러한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소리칠지도 모른다. 아마도 어제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릴 것이다. 당신의 얼굴 근육과 자세한 호흡 리듬은 좌절감을 반영하며 바뀔 것이다. 그러다 한순간 당신은 열쇠를 찾는다. "이제 회사에 갈 수 있어" 라고 생각하며 미소를 짓는다.
각본의 각 단계를 살펴보자. 움직임이나 사고 과정을 순수하게 인지적인 활동과 관련지어 생각하기는 하지만, 과연 운동 기능이 인지의 터전일까? 그리고 운동 계획을 평가하고 명령하고 결정하는 것에 관련된 모든 것이 의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일까? 어떻게 운동시스템이 인지 과정으로 통합될 수 있을까?
운동 활동은 세 단계로 일어난다. 우리는 먼저 들어오는 외부적/내부적 정보를 분석한다. 두 번째는 대처 계획을 짜고 상황을 살피는데, 이때 사고 과정이 개입된다. 마지막은 계획을 실행하는 단계이다.
사고는 두뇌에서 수행되는 생물학적 기능이나 과정이다. 사고 처리는 끊임없는 정보의 흐름을 받고 지각하고 이해하고 저장하고 조직하고 감시하고 조절하고 반응한다. 운동/감각/기억 연합 영역에서 온 정보를 연결하는 능력은 사고 처리와 숙고하는 능력과 미래 행동을 계획하는 데 필수적이다.
소뇌는 정보 처리 속도를 조절하고 정보 통합을 담당한다. 그것은 사고, 학습, 기억에 필수적이다. 가령, 언제 안전하게 거리를 건널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교통 상황을 살피는 것처럼, 속도의 조절은 얼마나 오래 걸릴지에 대한 중요한 감각을 제공한다. 우리는 과거에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 알아보기 위해 체내시계와 기억에 의존한다. 운동 프로그램은 배운 것을 반영해 연속된 움직임을 재조직하면서 좋은 생각과 성공적 수행을 이끌어낸다. 요컨데, 우리는 항상 움직임을 통해 조율하고 배운다.
속도 조절 감각의 손상은 파킨슨병이나 헌팅턴병 같은 움직임 장애를 동반한다. 이 변들은 기저핵과 관련이 깊다. 사고와 기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저핵은 운동 조절뿐만 아니라 인지에 관한 감각적 영향력의 통제자이다. 기저핵의 조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특정한 움직임과 사고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다. 그 결과, 불규칙적인 움직임, 틱 현상, 강박적 행동이 발생한다. 파킨슨병 환자에 관한 한 연구는 학습과 새로운 절차의 반복 과정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환자의 운동장애의 정도는 업무 회상의 손상과 연관되어 있었다.
연속적인 움직임은 정보의 순서를 유지하고 조직하며, 과거에 학습한 정보와 통합하는 활동이다. 연속적인 정보를 다루고, 정확한 질서시스템 속에서 영구적으로 유지하고, 처리를 위해 재조직하는 능력은 분명 중요하다. 이러한 능력이 없다면, 우리는 기억/학습/생각도 하지 못한다.
운동 기능은 자기인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기인식은 스스로를 관리하는 인지 처리 능력으로, 즉각적인 반응뿐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의 잠재력까지 숙고한다. 생각과 앞으로 일어날 반응을 차례로 배열하고, 평가하고, 판단하고, 생각하는 것은 이러한 과정에 필수다. 자기인식은 정신적 연습, 상상, 사고, 의사 결정, 자발적 행동을 요구한다. 인간에게는 과거 경험에 바탕을 둔 정신적 무대에서 자신을 관리하고 평가하는 능력과 미래의 결과를 구성해보는 능력이 필요하다. 자기인식의 신경 기반은 상상된 구조를 형성하고 조작하는 인간의 능력, 즉 인지적 행동이다.
학습과 미래기억
움직임과 기억과 학습은 깊게 연관되어 있다. 서로를 언급하지 않고서는 얘기하기 힘들 정도다. 학습에는 새로운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정보와 기억을 연속적으로 처리하고 조직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학습은 미리 세워진 계획의 기억이 실행되는 행위이다. 식사를 하기 위해 얼어나기, 잠자리에 들기 전에 잠시 독서하기, 집에 오는 도중에 물건을 사러 들르기 등은 미래 행동을 계획해야 가능한 일들이다. 심지어 우리는 행동을 생각하고 정신적으로 연습한다. 실제 그 일을 할 때가 되면 미래 기억을 통해 일이 수행된다. 또한 계획을 실행하려면, 작업기억을 통해 현재 목표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학습과 기억과 생각은 이전에 익힌 지식을 조작하는 것이다. 즉,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기 위해서는 그 지식을 해석하고 행동으로 전환해야 한다.
육체적 움직임은 배우고, 생각하고, 기억하는 능력에 직접 영햐을 미친다. 축구나 테니스 같은 강한 정신적 요소를 지닌 육체 활동은 사회적/행동적/학문적 능력을 강화한다. 이유는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관련된 보고나 증거는 상당히 많다. 새로운 것에 숙달되고 오래된 정보를 기억하는 능력은 육체적 활동이 가져온 두뇌의 생물학적 변화에 의해 증진된다. 운동은 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더 강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두뇌를 만든다. 건강한 두뇌는 더 잘 생각하고 기억하고 배울 수 있다. 모던댄스나 피켜스케이팅을 연습하려면 많은 움직임의 습득과 조율이 필요하다. 여러 보고들에 따르면, 이러한 활동을 시작한 후 학문 능력, 기억 재생, 인지력이 증진되었다. 이런 육체적 활동을 할 때 우리는 근육은 물론 두뇌도 움직인다. 특히 기억에 접근할 뿐만 아니라 정보와 운동 움직임을 연속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을 사용한다.
학습을 하려면 연습하고 숙달하고 새로운 기술과 사상과 생각을 발달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단어를 소래 내어 읽는 것처럼 말과 운동을 같이 사용하면 읽기 학습에 도움이 된다. 육체적 운동은 읽기에 사용되는 뉴런의 일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뉴런을 공유해 사용하고, 학습 내용을 굳힐 기회를 얻어내서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을 달성한다.
새로운 운동 기술을 연습한 5~6시간 내에, 두뇌는 배운 지식을 단기기억에서 영구적인 운동 기술 영역으로 옮긴다고 한다. 실험참여자들이 기술을 처음 배울 때는 단기기억과 학습에 관여하는 전전두엽이 활성화되었다. 5시간 반 후 실험 참여자들은 배운 동작을 회상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움직임의 통제를 받는 전운동 피질, 후두정엽, 소뇌가 작업을 이어받았다.
하던 일을 멈추고 쉬는 동안, 작업에 대한 두뇌의 내부 모델을 형성하는 신경 연결들이 전전두엽에서 운동 통제 영역으로 바뀌는 것 같다. 심지어 연습이 없어도 5~6시간이 지나면 작업에 관한 공식은 사실상 두뇌에 고정된다. 만약 이 5~6시간 동안 다른 운동 기술을 배우려 한다면, 새로 익힌 기술은 손상되고, 혼동되고, 급기야 상실될 수도 있다. 그 시가는 두뇌가 배운 행위를 안정화시키려고 노력하는 시기이다. 존슨 홉킨스 대학 팀은 이런 취약한 시기에 방해 요소가 있는지 여부를 연구하고 있다. 그들의 발견은 스포츠계나 교육적/산업적 환경에서 기술을 배우고 훈련을 수행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장소를 방문하거나, 새로운 영화를 보거나, 새로운 노래를 부르거나, 새로운 문제를 푸는 것은 두뇌를 촉진하는 방법인데, 하나같이 움직임이 학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아의 운동 발달에도 기어 다니는 시기가 학습 준비도 발달에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읽기와 쓰기 능력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아이들은 일상생활에서 종종 필요한 운동 자극을 얻지 못한다. 텔레비젼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나, 자동차의 아기용 의자에 고정되어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움직임은 물건을 다루는 연습과 시각 발달에 필요한 상호작용을 제공한다. 아기들은 보고, 가리키고, 단어를 말하는 법응ㄹ 배우지만, 이것들은 단어와 경험을 짝지을 수 있는 삶의 경험을 해야 의미가 있다. 즉, 움직임이 필요한 것이다.
학습을 극대화하려면 도전과 피드백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두뇌는 내외부적으로 피드백을 하도록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중뇌 기저핵의 일부이자 파킨슨병의 손상 영역인 흑질은 피드백 과정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흑질이 지각 상태와 반응 사이의 연결을 주도하고 강화하는 것 같다. 피드백 과정에서 두뇌의 어떤 단계에 무엇이 들어갈지는, 그 단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에 달려 있다. 그리고 다음 단계로 무엇을 보낼지는 그 단계에서 이미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달려 있다. 자기 참조적인 두뇌는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 능력에 필수적인 끊임없는 피드백을 제공한다.
우리가 두뇌의 작동 방식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움직임과 학습 사이의 폭넓은 연관서이 드러난다.
인디애나 대학의 운동학자인 데일(Dale Ulrich)와 베벌리 울리치(Berverly Ulrich)는 다운 증후군 아동들의 초기 보행 장애의 영향을 연구했다. 보행은 인지/공간관계/의사소통/사회적 능력을 촉진하기 때문에 두뇌의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아기들은 9~17개월이면 걷기 시작한다. 반면에 다운 증후군 아기들은 대개 13개월에서 4세까지도 첫걸음을 떼지 못한다. 울리치는 작은 모형 운동기구에 상체를 지지해 주는 장치를 부착해 다운 증후군 아이들의 걷는 연습을 도와주었다. 그 결과 아이들이 걷는 시기가 8~12개월가량 향상되었다. 움직이는 연습은 신경 조직을 강화하고, 다리 근육의 힘을 증진시키고, 한쪽 다리에서 다른 쪽으로 무게 균형을 맞추는 자세 조절의 발달을 도왔다.
운동 활동 '놀이'는 학습과 사회적 관계를 돕는다. 놀이는 아이들이 뭔가를 해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하고, 서로 공유하고 즐기는 것 같은 사회적 상호작용에 적응하게 한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놓고 경쟁하고 또래와 다투고 친구를 사귀는 것은 성인기의 사회화를 미리 대비하는 것이다. 또한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기본적인 기술/개념/원칙을 배운다. 이는 학문적 기술에 관련된 토대를 놓는다. 특히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나서고, 부모들이 성취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정서적인 격려를 해주면 더욱 그러하다.
늑대, 곰, 개 등 사회적인 동물은 완전히 성장한 후에도 사회적 유대를 쌓는 방식으로 놀이를 계속한다. 학자들은 운동 놀이가 음식이나 수면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양한 동물들에서도 발견했다. 인간에게 놀이 같은 행동은 성공적인 사회화에 필요한 행동, 즉 다른 구성원의 신호와 행동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반응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