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없는 남자
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는 데 약간씩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들은 더 큰 문제를 겪고 있다. 가령, 그들은 자주 미치도록 사랑에 빠지고, 다른 사람에 휘둘린다. 생애 처음으로 삶이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그 사람을 위해서만 살기를 원한다.
존은 어린 시절에 사회적인 장소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자기를 너무 걱정하고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걸 인식했다. 자신 때문에 어머니가 울 때면, 그는 자신이 그것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신경을 써야 한다고 느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그는 수학과 과학에 뛰어났는데, 이를 메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발휘했다. 하지만 이 재능은 수학과 컴퓨터 과학 가운데 전공을 선택할 무렵 중단되었다. 그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리고 블랙잭에서 카드 섞기를 예측하는 수학 모델에 관한 졸업논문도 마치지 못했다.
존은 뉴욕 시의 위탁매매 증권사에서 주식을 거래하는 일자리를 얻었다. 부담감이 심한 일이었다. 그는 잘 해 냈지만 따분하기만 했다. 결국 그는 보스턴으로 돌아와 블랙잭 클럽의 책임자가 되었다. 그리고 블랙잭을 하면서 1년에 10만 달러까지 벌었다. 그는 카지노가 보통 사람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여겼으며, 그곳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만이 유일하게 그의 정서적 관심사를 자극했다.
존 같은 사람은 정서적, 사회적 두뇌가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실제로 이러한 두 가지 기능은 자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작용한다. 존의 경우에는 두 기능이 상호 교차하는 지점에 문제가 있었다. 인간은 길잡이에 해당하는 정서가 없으면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없다.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느끼고 정서의 영향을 받지 않는 존과 같은 사람들은 내가 '목표 없는 사람들'이라고 부르는 범주에 속한다. 그들은 '그림자 증후군'을 보인다. 최근에 나는 비슷한 두뇌 증상을 지니고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두 명의 환자를 만났다. 둘 다 외톨이인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계획을 세우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둘 다 사실적인 문제에는 똑똑했지만, 학교에서는 형편없었다. 무엇이 중요한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왜 자신들이 공부를 잘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지 깨닫지 못했다. 성적이 잘 나오면 그냥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성적이 떨어져도 그들은 화를 내지 않는다. 부모가 많은 돈을 들여 공부를 시키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들 가운데 기억력이 뛰어난 제리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1학년 시절을 이렇게 회상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이미 반사회적이었다. 다른 아이들이 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고, 왜 친구들이 그렇게 즐거워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다른 아이들고 전혀 달랐다. 혼자 운동장에서 놀며,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소리를 지르면서 무엇을 하는 건지 의아해했다. 그는 또한 이렇게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물건들에 대해 얘기하고 그것들을 원한다고 말하는 모습을 봤어요. 하지만 전 원하는 물건이 없었죠." 그는 교실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쉬는 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곧 위축되고 친구도 없이 외롭게 성장했다. 그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숙제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의 유일한 열정은 스키였다. 잘 타는 편은 아니지만 최소한 슬로프를 내려오면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나마 이것도 한 시즌만 지속되다가 이후 그만 두었다.
또 다른 남자는 서른일곱 살의 프랭크로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다며 나를 찾아왔다. 그는 친구도 재산도 직업도 없었다. 제대로 된 삶을 누리지 못해 힘들어했지만, 삶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리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해 괴로워했다. 경영학 석사 학위를 가진 그는 자료 입력원으로 일했다. 하지만 어느 분야에서도 일하고 싶은 욕망이 없었다. 어쩌다보니 그 일을 하게 됐을 뿐이다. 학위가 증명하듯 그는 지적으로 유능했다. 하지만 자기가 알아서 스스로 일을 처리하지 못했다. 석사 학위도 여동생이 권유해서 획득했을 뿐이다. 그는 말 그대로 아주 세세하게 모든 것을 얘기해주어야만 했다. 가족들과는 최소한의 접촉만 유지하면서 형제자매와 부모가 명절날 즐겁게 어울리는 모습에 항상 질투를 느꼈다. 그에게 가족은 단지 의무였다.
프랭크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지 못했으며, 자신이 어떤 것에도 강렬한 정서를 가지지 못한다는 사실에 괴로워했다. 그의 가족들은 매우 성공한 사람들로 풍족하고 화려하게 살았다. 결국 프랭크는 우울증에 걸렸다. 그는 지금의 자신보다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우정을 쌓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주는 암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그는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다.
이처럼 목표가 없는 두 남자는 어떤 대상에도 중독되지 않았다. 미약한 주의시스템을 가졌기 때문에, 자극에 미미하게 반응했다. 빈약한 관심과 낮은 동기 부여의 결과였다. 그들은 계속 다음 자극을 찾아다녀야 했다. 바로 그림자 증후군이다. 어떤 식으로든 강렬한 정서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거나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 현재로서는 그림자 증후군을 지닌 사람들의 치료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사회적 기술을 구축하고 사교 집단에 참여하도록 도와주는 심리교육학적 자료, 태권도와 태극권 같은 운동 조율 프로그램, 공포와 주의에 관한 다양한 약물 치료는 가능하다.
두뇌는 사회적이다
신경학의 최신 발견들은 두뇌 자체가 바로 사회적 기관이라고 주장한다. 자궁에서 두뇌가 생성되는 시기의 뉴런들은 오직 다른 뉴런과 연결될 때만 작동한다. 두뇌의 가장 기본적인 영역인 소뇌와 편도체가 바로 사회적 처리에 관련된 영역이다. 실제로 편도체 내부에는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부응해 발화하는 뉴런들이 있다. 더군다나 진화에 따르면, 두뇌는 두뇌 소유자가 사람들 사이에서 생존하고, 적응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켜왔다.
만약 사회적 두뇌의 작동방식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사회의 수용 가능한 선을 넘어 행동하는 사람들을 다룰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소외되고 고뇌에 찬 사람들이 친구를 사귀고 동료와 어울리고 친밀한 관계를 맺는 능력을 갖게 해줄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흔히 정서적, 심리적, 도덕적 능력을 학습된 것으로 생각해도, 사회적 두뇌의 존재는 우리의 사회적 기술 역시 생물학적 기반을 일부 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회 부적응자를 위한 희망
우리는 사회적 행동이 성공적인 삶을 누리는 데 얼마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왜 우리는 타인들과 관계를 맺을까? 왜 우리는 타인에게 신경을 쓸까? 어떻게 위는 우정과 친밀감을 파악하는 걸까? 삶의 핵심을 건드리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우리가 행복하고 스트레스 없는 유년기를 보내거나 적절한 성 교육을 받았는지가 아니라, 사회적 두뇌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데서 나온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진화했는데, 이는 상당히 진화적 이점을 지닌다. 우리 개개인은 다른 사람들이 축적한 지식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가령, 어머니가 자신을 돌보는 방식을 알아차린 아기는 즉각 주위를 둘러보고 인형에게 같은 행동을 한다. 다른 두뇌 기능도 마찬가지다. 일부 사람들은 사회적 행동을 지각하고 이해하며 개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반면 사회적 능력 부족으로 정신적 문제를 겪는 사람들도 있다.
영국의 시인 존 던은 "어떤 인간도 고립된 섬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리되어 있다. 사회적 상황에서 적절하게 행동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인지는 친구를 소중히 여기고,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거나 공감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욕구를 의사소통하는 능력이다. 가장 고차원적인 인간의 미덕은 타인과의 연결이다. 그리고 사회적 활동은 건강과 행복의 기본이다. 우리의 두뇌는 태어날 때부터 다른 인간을 찾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부모나 또래와 계속 상호작용하는 것은 정상적인 발달에 필수적이다.
타인과 상호작용할 때는 두뇌의 여러 부분이 개입된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알아보고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과 과거의 관계를 회상하려면 주의(attention), 지각(perception), 기억(memory)이 필요하다. 또 정서가 있어야 그의 정서와 의도를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적절한 방식으로 반응하려면 운동 기능과 언어가 필요하다.
사회적 두뇌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저차원 기능과 고차원 기능이 성공적인 행동에 똑같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가령, 아이들은 "넌 걸으면서 껌도 못 씹지"라고 놀리며 우수룩한 또래를 잔인하게 대한다. 어쨋든 이 경우에 사회적 관계는 걸어가면서 껌을 씹는 행동을 요구한다. 많은 자극에 집중하고 동시에 많은 행동에 반응해야 한다. 정수기 옆에서 다른 사람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일도 적당한 거리, 중립적 자세, 적절한 몸짓, 올바른 시선, 말하기와 듣기의 적절한 균형이 유지되어야 가능하다. 이 모든 신체상의 저차원 기술은 지능과 관련이 없다. 걸으면서 껌을 씹지 못하는 아이는 이러한 다차원적 운동 요구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사회적 상황에서 제대로 처신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연구를 통해 잘못된 사회적 두뇌를 개선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훈련을 하면 설명했던 일부 운동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는 증거가 이미 나왔다. 지난 몇 년간 자폐증을 다루는 치료사들은 매개 운동이라 불리는 비슷한 기법을 사용해왔다. 가령, 한 여자아이가 어머니의 다리를 붙잡고 있다. 어머니는 올바른 육체적 구조가 아이의 운동피질의 뉴런 발화 패턴에 새겨질 때까지 걸어가며 아이를 상황 속에 반복해서 노출시킨다.
이렇게 반복된 패턴은 작업을 돕기 위한 이웃 뉴런들을 보충해 두뇌에서 신경 연결을 강화시킨다. 매개 운동은 더욱 많은 통로를 자극하여 육체적 작업과 연결된 정신적 작업을 불러온다.
사회적 두뇌를 훈련시키는 묘미는 여러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고, 많이 시도할수록 신경 연결이 더욱 강해진다는 점이다. 잘못된 사회적 두뇌를 가진 사람은 무언가 제대로 행해지는 걸 보고 듣거나, 머릿속으로 연습을 해보거나, 다양한 상황에서 실제로 해본다면 자신의 행동을 개선할 수 있다. 과정을 작은 부분으로 나눈 뒤 각각을 연습하고, 다시 하나로 합쳐본다. 마치 아이들이 2+2를 배우기 위해 다양한 접근법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는 연습이 완벽을 만든다는 교훈을 얻었다. 일부 학교들은 이러한 교훈을 깨닫고 관련 수업 시간을 따로 배정하고 있다. 일주일에 15분밖에 안될지라도 친구를 사귀는 방법, 여러 정서들을 파악하고 얘기하는 방법, 분노나 고통을 다루는 방법, 자신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을 밝히는 방법 등을 배우도록 도와준다. 아이들에게 버스에서 새로운 아이를 만나는 것 같은 상황을 경험해보도록 하는 훈련법도 있다. 인사를 하고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믿게 만들면, 아이들이 나중에 버스에서 사용하게 될 기법을 실제로 연습하는 셈이다. 이러한 학습은 사회적 두뇌의 발전에 매우 소중하다.
사회적 두뇌의 발달
사회적 두뇌는 어느 한 곳에서 발견되는 단독 개체가 아니라 조화롭게 함께 작용하는 여러 구조와 시스템의 혼합이다. 사회적 두뇌는 다른 기능과 마찬가지로 발달의 중요한 시기가 있다. 신생아가 얼굴을 알아보는 능력은 태어날 때부터 두뇌에 내재된 타고난 성향이다. 거의 새끼가 알에서 나오자마자 어미의 모습을 각인하듯, 신상아도 얼굴을 금방 각인할 수 있다. 우리가 세상에서 나와 사람의 얼굴을 볼 때, 미리 내재된 얼굴 표정으로 반응할 준비를 한다는 의미인가? 맞다.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s)
생후 9개월 된 아기는 어머니가 방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웃을 준비를 한다. 어머니의 사회적 인식은 미소로 아기에게 응답하게 만든다. 아기의 미소가 커지고, 어머니의 미소도 커진다. 그러다가 둘 다 기쁜 웃음을 떠트린다. 많은 학자들은 어머니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기에게 정서적 규정을 가르친다고 주장한다. 어머니와 아기는 긍정적인 피드백 고리 속에 있으며, 그 안에서 아기는 정서적 표현을 배운다. 상호작어용은 단순한 모방을 넘어선다. 어머니와 아기는 실제로 정서 상태를 서로 맞춘다. 이러한 발달 단계에서 어머니와 아기는 너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므로 아기는 자신의 내면 상태와 어머니의 영향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처럼 극도로 친밀한 시기에 정서를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 또한 개성을 살리는 방법을 배우고, 서로의 경계를 긋는 것이 어머니와 아기 모두에게 중요하다. 어머니와 즐거운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 동안, 아기는 너무 많은 생리학적 자극들을 경험하는 것이 불편해서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기도 한다. 어머니는 언제 관심을 주고 관심을 돌려야 하는지를 파악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아기와 상호작용을 유지할 수 있다.
아기는 사람들이 별개의 자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배우는 중요한 시기를 거친다. 정상적 발달 단계에서 이러한 '마음 이론'(theory of mind)는 공유된 주의 (joint attention)를 연습하는 한 살짜리 아기에게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어머니와 아기가 외부 물체나 사건을 함께 관찰할 때 나타는 상호작용이 그것이다. "저 빨간 화물차 봐!"라고 어머니가 말하면, 아기는 어머니를 쳐다본 뒤 그 시선을 따라간다. 그러고는 다시 어머니를 쳐다보며, 어머니가 정보를 교환하는 분리된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런던 의학연구위원회 인지발달연구소의 우타 프리스(Uta Frith)와 동료들은 자폐아는 이러한 마음 구조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들은 샐리-앤(Sally-ann) 만화 시리즈로 실험했다. 이 실험에 참가한 아이들은 샐리와 앤이라는 두 인형들의 상호작요을 지켜보았다. 샐리는 구슬을 갖고 있다가 자기 바구니에 넣은 뒤 방을 떠난다. 그러자 앤이 샐리의 바구니에서 구슬을 꺼내 자기 바구니에 넣는다. 샐리가 방으로 들어왔을 때, 연구원이 아이들에게 물었다. "샐리가 구슬을 찾을 때 어디를 뒤질까?" 자폐아들은 이 상상력 검사에서 실패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사회적 환경을 탐색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 자폐아는 앤의 바구니를 고른다. 마음 이론이 없으므로 방을 나간 샐리가 자신과 같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는 다른 경험과 생각이 있어서 자신과 다르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다. 이들이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남을 속이는 짓을 하지 않는다. 자기가 아는 것은 남들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곧이곧대로 행동하기에 살아가면서 문제를 겪을 수 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이 항상 진실을 말하고,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라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발달이 계속됨에 따라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지내면서 행동방식은 물론 또래들과 잘 지내는 법도 배운다. 얼굴 표정, 어조, 몸짓은 주요한 사회적 신호이다. 이것들은 아이들이 유치원, 학교, 운동장의 환경을 탐험하면서 배워야 할 것들이다. 아이가 성인이 되면, 배우자를 찾기위한 새로운 사회적 기술이 필요하다. 인간의 신체와 두뇌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도록 미리 정해져 있으며, 적절한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로 반응한다. 결국 아기는 자라나서 어른이 되고, 사회적 미소를 지으며 쳐다보는 또 다른 아기의 부모가 될 것이다. 이렇게 순환은 반복된다.
왜 우리는 사회적인가?
모든 인간은 수렵과 채집생활을 하던 선조들의 환경에서 진화했다. 부모와 관계를 맺고, 음식을 확보하고, 배우자를 찾고, 연약한 아이들을 돌보고, 친족과 협력하고, 적에 맞서 방어해야 하는 방법 등 기본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 두뇌는 진화해왔다.
사회적 행동의 전화는 어머니와 자식 간의 상호작용에서 시작된다. 아이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침입자의 위험을 경고하는 어머니는 자신의 생존의 기회를 높이는 동시에 자식들을 통해 유전자를 보존한다. 언어와 정서를 통한 의사소통은 적응에 중요하다. 이런 방법을 제대로 배운 아이는 더 오래 살고 더 많이 번식한다. 이성(異性)을 향한 사회적 행동은 번식 가능성을 최대화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혈연 선택은 한 발 더 나아간다. 이것은 혈족에 경의를 표하고, 필요하다면 혈족의 생존과 그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남기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이러한 행동이 친족의 번식을 도울 때, 유전적 혈족의 생존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매우 유사한 유전자를 공유한 친족은 50퍼센트까지는 형제자매인 셈이다. 따라서 자신을 희생해 친족을 돕는 것은 당신 유전자의 50퍼센트에게 이로운 행동이다.
사회적 행동의 다음 단계는 가족이 아닌 사람이나 타인에게 향한다. 상호적인 이타주의는 모든 문화에서 나타난다. 네가 날 도와주면 나도 너를 돕겠다는 식이다.(Tit for Tat) 심지어 침팬지도 이러한 유형의 교환에 참여한다. 이타주의 문제는 남의 번식 기회는 강화하지만, 자신의 번식 기회는 낮아진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왜 이런 자질이 계속 나타날까? 먼저, 혈연 선택 과정을 통해 진화한 사랑과 믿음의 정서는 종족이나 이웃처럼 가족은 아니지만 친한 사람들에게도 확장된다. 둘째로, 상호 이타주의가 부여하는 고유한 경제적 가치가 있다. 개개인은 혼자서 전부 하기보다는 교환 관계에 참여하는 게 더 쉽다. 일단 내가 회전문을 열면, 뒤따르는 사람들은 힘을 약간만 써도 문을 열 수 있다. 이러한 작은 노력은 누군가가 당신을 위해 문을 열어줄 때 힘이 덜 들게 되는 보상을 받는다. 겉보기에는 사소한 공손함이지만, 이러한 경제 원칙 덕분에 문명사회가 가능해졌다.
비판가들은 때때로 상호적인 이타주의를 배반하는 것이 이타적 행동을 하는 것보다 더 큰 혜택을 제공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속임수를 쓰기 시작하는 경우에도, 선별적인 협력은 여전히 효과적일 수 있다. 이것은 주요 종교에서 나타나는 최고 교리의 기본이다. 즉, '남에게 대우 받고 싶은 만큼 남에게 해주어라'인 것이다. 1981년 로브터 액설로드(Robert Axelrod) 와 윌리엄 해밀턴(William Hamilton)은 이 원칙에 따라 작동하는 '받은 만큼 돌려주기(Tit for Tat;TFT)' 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들은 이 전략을 협동, 속임수, 착취 전략을 사용하는 수십 개의 다른 프로그램과 경쟁시켰다. 협력에 기반을 둔 생존의 전형적인 검사인 죄수의 딜레마(수학자 존 내시(John Nacy)가 고안한 게임 이론)에 접근할 때 어떤 전략이 가장 좋은지 알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TFT 프로그램을 여러 프로그램들과 200번 가량 상호작용시켰다. 결국 가장 단순한 프로그램인 TFT 가 이겼다. TFT 는 '처음에는 협력하고, 이후로는 상대방이 하는 대로 따라하라"라는 규칙의 단순한 응용이다.
아마도 인간의 두뇌에는 전문적으로 반칙자의 색출만 담당하는 알고리즘이 있는 것 같다. 학자들은 우리가 '잘못을 잡아내는 방법'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려면 온전한 전측 대상회와 안와전두엽이 필요하다. 그 덕분에 우리는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에서 실수를 잡아내거나 기대를 전환할 수 있다. 교묘한 술책이 사용되거나 야비한 속임수를 알아채지 못하면, 반칙자를 찾아내기 어렵다. 이러한 '잘못 잡아내기'는 사회적 영역에서 최적화된다. 이러한 두뇌 과정에 장애가 생기면 망상증이 걸린다. 즉, 세상사람 모두가 우리를 속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반칙자를 찾아내는 능력은 두뇌가 본래 사회생활과 주고받는 관계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잘못을 발견하는 두뇌 능력은 사람들이 대게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에 대한 선행 지식에 의해 편향성을 띠게 된다. 그런 지식들이 속임수를 식별하는 중요한 작업을 도와주게 된다.
코디네이터 소뇌
소뇌는 시각적, 청각적, 체감각적 정보를 취하면서 신체 움직임에 대한 조율이나 인지와 주의 같은 정신적 과정도 제공한다. 또한 주의와 연관된 두뇌 여러 부분과 연결되어 있고, 고차원 기능에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언어, 기억, 정서의 여러 측면과 시기와 리듬을 조정하기도 한다.
소뇌는 인지 영역의 중요한 조절자이다. 물체나 사건을 지각하려면, 우리는 다양한 감각적 기질과 관련된 기억이나 생각을 신중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통합해야 한다. 의자라는 물체를 볼 때, 우리는 그것이 외양, 색깔, 위치에 근거해 의자라고 판단한다. 동시에 고양이가 잠자기 좋아하는 장소라고 연상할 수도 있다. 소뇌는 이러한 연상을 늦추거나 가속화하는 일을 보조하고 조의 상태를 규제한다.
연상과 주의를 조율해야만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의사소통, 대화, 멋진 사회적 상호작용은 다른 사람과 자신의 내면에 주의를 기울이고, 둘의 내면 상태를 쉽게 번갈아 왔다 갔다 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소뇌가 손상된 뇌출혈 환자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간단한 신체적 일을 하는데도 해를 먹는다. 계단의 적절한 곳에 발을 내려놓지 못하고, 의식적으로 어디에 발을 두어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자폐증 환자와 마찬가지로 한곳에서 다른 곳으로 주의를 전환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사회 경쟁력과 관련해 주의를 전환하는 능력이 없으면 참담한 결과가 나타난다. 사회적 정보, 어머니의 얼굴 모습, 어머니의 목소리가 그 저 둥둥 떠다니며 나타났다가 곧 사라지는 식이다. 자폐증 아기는 시전을 끄는 자극에는 뭐든 빠져들기에, 시선을 어머니의 얼굴로 재빠리 돌리지 못한다. 가령, 아기가 강아지를 쳐다보고 있는데, 어머니가 미소를 지었다고 가정해보자. 아기는 어머니의 미소를 놓칠 것이다. 아기가 어머니의 얼굴을 볼 무렵이면 어머니의 표정은 아미 바뀌어 있을 테니까, 아기가 강아지 꼬리르 답아당길 때도 어머니의 찡그린 표정을 보지 못한다. 따라서 어머니의 "안 돼!" 라는 소리와 꼬리를 잡아당기는 행동은 그의 기억 속에서 통합된 하나가 되지 못한다.. 그것은 현실의 분리된 조각들이며, 납득되지 않는 삶의 단절된 단편들이다.
그래서 자폐증 아기는 중요한 첫 발달 단계를 놓치게 된다. 아기는 두 사림이 동시에 같은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 즉 '타인과 연계된 사회적 주의'를 발달시키지 못한다. 15개월 무렵의 일반 아기는 어머니가 쳐다보는 것을 같이 쳐다보거나, 자신이 쳐다보는 것을 봐달라고 한다. 하지만 자폐증 아기는 이것을 하지 못한다. 그로 인해 자폐아는 돌보기가 매우 힘들다. 어머니가 고양이를 보라고 말해도 아기는 쳐다보지 않는다. 또 어머니에게 자기 옆에 있는 고양이를 보라고 하지도 않는다. 어머니가 "저 빨간 화물차 봐"라고 말해도, 자폐아는 어머니의 귀를 쳐다본다. 그리고 어머니가 고개를 돌린 후에도 아기는 여전히 쳐다보고 있다. 공유된 관심의 기술은 사회적 의사소통의 주요 요소이며, 언어와 대화를 쌓는 블록의 하나이다. 자폐증을 가진 유아는 예기치 않게 등장한 자극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즉, 주의를 조율하지 못해 사회적 장애를 겪는다.
자폐증 환자를 해부하면 대부분 소뇌에 장애가 있고, 소뇌를 떠나는 퍼킨지(purkinje) 뉴런이 상실된 상태다. 자폐증의 행동적, 사회적 장애의 근본 원인은 기본적 인지 기능이 조율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들쭉날쭉한 기억, 똑같은 것에 대한 고집, 반복적 행동도 나타난다. 이러한 장애는 혼란하고 일관되지 않은 세상을 만들어 낸다. 행동, 서건, 타인의 언어적 반응이나 얼굴 표정 사이에서 주의를 전환하지 못하는 아기는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배울 수 없다. 양육자와 아기 사이에서 언어와 유대가 발달하려면 공통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자폐아들은 여기에 참여하지 못한다.
이러한 결핍이 자폐증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서투름, 부끄러움, 엉뚱함 같은 경미한 사회적 어색함은 비교적 덜 심각한 소뇌의 기형에서 생겨나다. 실제로 어색함, 조화를 이루지 못함, 사회적 예의범절의 부족 같은 사회적 부적응은 모두 적절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관심을 공유하고, 동시에 오고가는 수많은 신호를 조율하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
통찰력과 사회적 행동
인간은 세상 어느 동물들보다도 크고 완전하게 발달한 전두엽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를 '문명 기관' 또는 '추상적 지능의 영토'라고 부른다. 전두엽은 인간을 침팬지와 구분해주는 기본적 능력인 통찰력에도 중요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떠한 특정 능력과 약점을 지니고 있는지 파악하는 방식이다. 통찰력은 작업기억에 의존한다. 덕분에 우리는 스스로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했는지 즉시 알게 된다. 이 모든 것을 마음 속에 기억함으로써 우리는 연습하고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우측 전두엽 손상 환자는 대체로 자신의 장애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또한 종종 사회적 예의를 갖추지 못해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된 것도 자신이 이러한 맥락에서 남들과 다르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다. 전두엽의 문제는 ADHD 에서 나타나는데, 종종 자신의 행동이 수용될 수 없으니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통찰력은 사회적 상호작용에 꼭 필요한 개인적인 책임을 배우게 해준다. 나에 대한 통찰력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과 그것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 상상하게 만들어, 다른 사람에 대한 정서이입을 불러온다. 정서이입과 남을 인식하는 것은 문명을 움직이는 인간다움의 근거이다.
최근 학자들은 작업기억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작업기억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없다고 주장한다. ADHD 환자는 이러한 유형의 기억에 애를 먹는다. 그 결과, 주제가 갑자기 바뀌는 강압적 대화 방식을 갖게 된다. 따라서 대화 상대방은 자신의 말을 주의 깊게 듣지 않거나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느낀다. 또한 전두엽은 순간순간 행동을 조직하는데, 덕분에 우리는 복잡하고 계속 바뀐느 사회적 세상을 탐구할 수 있다. 분명히 이러한 의사소통이나 조직에 문제가 생기면, 사회적 관계에 지장을 준다.
정상적인 전두엽은 새로운 행동을 배우는 데도 중요하다. 전두엽 손상 환자들은 전에 배운 기술을 이용하고 일시적으로 연속된 행동을 실행할 수는 있어도, 새로운 기술과 행동 학습은 매우 어려워한다. 기쁜 소식은 사회적 기술 훈련을 통해 학습하고 연습하면, 사회화가 되지 못한 사람도 전두엽의 장애 영역 주위에 신경 연결을 잇고 새로운 능력을 획득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적 기술이 전혀 없는 사람이 한 가지 유용한 기술을 획득한다고 가정해보자. 이제 혼란스러운 사회적 세상에 참여하는 길이 열렸다. 모두에게 활기찬 미소와 친근한 인사를 건내는 환자는 바로 그 이상의 대화적 관심이나 기술은 없더다도 최소한 첫 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감정과 전두엽
전두엽의 한 부분인 복내측 피질은 개인적, 사회적 영역에서 정서를 담당한다. 보통 사람들은 결정을 내리려면 냉철한 머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고, 도적적이고 개인적이며 예측 가능하고 계획성 있는 결정을 내려주는 것은 감정이다. 감정은 두뇌가 다양하게 변하는 신체의 생리학적 상태를 인식할 때 생겨난다. 두뇌에 의해 표현된 신체가 이른바 마음의 바탕이다. 가령, 이성으로 인도해주는 정서가 없다고 생각해 보자. 정서가 없는 로봇처럼, 우리는 약속을 수요일보다 화요일에 잡는 게 낫다고 정확하게 말해주거나, 메라가 마티보다 더 신뢰할만하다고 말해주거나, 도넛을 먹지 말아야 할지, 입사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일자리가 있는 것인지 말해줄 내면의 본능적인 정서를 갖지 못한다. 이러한 결정에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기반이 없다. 심지어 이성적인 기반에서 나온 결정이라 해도, 그것은 대게 경험을 통해 직감적으로 배운 것에 다라 내려진 것이다.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은 복내측 피질 손상과 관련이 있는 것 가다. 세로토닌은 영장류의 공격성을 자제시키고 사회적 행동을 고무시킨다. 온화한 사회적 행동을 하는 원숭이는 괴팍한 사회적 행동을 하는 원숭이에 비해 복내측 피질에 세로토닌 수용기가 더 많았다. 또한 세로토닌의 생성은 사회적 환경에 의해 조정된다. 사회적 위계질서의 윗자리에 있는 벨벳 원숭이들과 남자 대학생 사교클럽의 임원들은 일반 원숭이이나 일반인보다 두뇌에 세로토닌이 더 많았다.
안토이오 다마지오는 역사적 사례, 임상학적 사례, 동물 사례들을 통해 복내측 피질의 손상은 사회적 관계에서 추론과 정서 능력의 결핍으로 이어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의사 결정과 정서적, 생리학적 집행 과정은 사회적 시스템과 전략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요구한다. 우리는 이러한 지식을 이용해 결정을 내린다. 더구나 결정이 내려지려면 사회적 시스템부터 정서에 이르는 모든 것에 관련된 여러 두뇌 영역의 정보가 한동안 마음속에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뛰어난 작업기억이 필요한다. 요컨데, 세로토닌에 의한 적절한 규제뿐만 아니라 이러한 전두엽 과정도 생존에 반드시 필요하다.
정서와 편도체
두뇌의 저차원 및 고차원부터부터 그 중간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변연계의 중심부인 편도체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를 사회적 세상에 참여하게 해주는 정서와 동기 부여 시스템이다.
두뇌 전반에 대한 편도체의 영향력은 작은 크기에 비해 매우 강력하다. 아몬드 모양의 이 조직은 집여 개의 뉴런 다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이 작은 모듈은 각각의 두뇌 영역에 광범위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의 복잡한 조합도 편도체에 영향을 준다. 편도체는 번식, 기억, 수면, 지시는 물론 자유신경계와 내분기계와 체감각계의 운동 기능을 조절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편도체가 두려움과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력은 사회적 두뇌에서 매우 중요하다.
편도체의 여러 기능들 가운데 하나는 모호성을 살펴보는 조사관 역할이다. 만약 뭔가 다르거나 잘못되었다면, 편도체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본다. 특히 사회적 모호성에 반응을 보인다. 편도체는 화난 얼굴보다 두려워하는 얼굴에 더욱 빨리 반응한다. 화난 얼굴은 화난 사람이 위험의 대상임을 암시하지만, 두려워하는 얼굴은 어디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1930년대 원숭이 연구는 두뇌의 정서회로가 사회적 행동에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가령, 붉은털원숭이의 편도체를 제거해 야생에 방생하자, 그들의 사회적 행동은 크게 달라졌다. 그리고 몇 주 후 붉은털원숭이들은 다른 원숭이의 공격의 희생양이 되어 살아남지 못했다. 편도체 연결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자. 편도체는 성적 접근부터 집단 협력에 이르는 사회적 자극에 대한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의 반응을 재빨리 유발한다. 두뇌의 가장 복잡한 과정을 책임지는 전두엽은 편도체에 가장 많이 투사하며, 두 곳은 함께 작용해 사회적 두뇌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편도체의 출력 정보는 두 가지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시상 영역과 감각피질로 피드백을 되돌리며 메시지를 전한다. 두 번째는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 반응을 개시하는 시상하부로 간다. 한편 편도체의 중심핵은 심장박동과 호흡을 규제하는 뇌간으로 정보를 보낸다. 이러한 연결들은 다른 동물에 대한 지각에 영향을 미치고 몸의 반응을 조정하기 때문에 사회적 행동에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개는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는 것으로 정서를 나타낸다. 하지만 이러한 정서는 다른 동물에게 지각되고, '물러서라' 는 뜻으로 제대로 해석되어야 한다. 으르렁거리는 개에게 이러한 정서적 과시는 내부적, 외부적 요소를 갖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심장이 뛰면서 아드레날린이 흐르기 시작한다. 외부적으로는 얼굴 표정과 태도로 의미를 전달한다. 편도체는 개의 이러한 행동뿐만 아니라 다른 개나 사람의 해석과 그에 대한 반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편도체는 고차원의 사회적 자극의 생성과 반응을 조절한다. 가령, 편도체와 전측 대상회의 연결은 언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편도체와 해마의 연결은 전에 있었던 사회적 상황의 기억을 지원한다. 편도체, 측두엽, 전두엽의 복내측 피질의 일부인 후내측 안와전두엽이 연결시스템을 구성해, 자극에 정서적 중요성을 부여한다.
편도체와 주위 조직을 합쳐서 '확장 편도체'라고 부른다. 이 영역은 정보를 측두엽의 여러 부분으로 보내서 그곳의 뉴런들이 기억 심상을 부호화하고 기억하도록 도와준다. 여기서 기억 심상이란 기억해야 할 뭔가의 표상을 의미한다. 또한 뉴런을 변화시키고, 재조직하고, 재조정한다. 아세틸콜린에 의해 작동하는 콜린성 뉴런을 측두엽에 보내, 뉴런들이 더 쉽게 더 많이 작동하게 도와준다. 덕분에 기억은 부호화하기 쉬워진다.
사회적 공포의 상당수는 편도체에 의해서 일어난다. 사회적 공포의 사례를 들어보자.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칵테일파티에에 한 여성이 참석했다. 그녀는 곧 편도체에 모이는 조명, 냄새, 소리에 압도당한다. 편도체는 경계 태세로 위험이나 모호성을 찾아낸다. "생존 위험이야. 멈춰. 조심해, 경계하라고. 낯선 사람을 경계해!" 라고 알리며 반응한다. 만약 이전 공포의 기억에 관한 연결이 형성되어 있거나. 새로운 위험이나 불편함이 매우 높다고 가정해보자. 신호들은 확장 편도체 조직인 기저핵을 작동시키고, 감각피질로 아세틸콜린을 보낸다. 이것은 감각피질이 작동할 잠재력을 높여, 사건을 부호화하고 저장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이러한 불편함은 편도체로 피드백을 보내고 감각피질은 더욱 활성화된다. 이제 전체 시스템이 난리법석이다. 반향회로 효과, 즉 도주 반응이 나타난다. 공포는 더욱 큰 공포를 부른다. 여자는 땀을 흘리고 피해망상에 시달리며 방에서 뛰쳐나가는데, 이러한 운동 활동은 그녀를 진정시킨다.
만약 여성의 걱정이 커져갈 때, 누군가가 다다와 친근한 표정과 조용한 어조로 말을 걸며 그녀가 안심하도록 부드럽게 만져줄 수도 있다. 이는 그녀의 세로토닌 수준을 높여 네트워크를 차분하게 만든다. 그리고 피질에게 진정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편도체에게 더 이상 위험이 없으니 경계 태세를 낮추라고 전한다.
우리는 두려워하는 얼굴을 보면, 즉각 더 많은 정보를 찾기 위해 과도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과도한 기민함은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가령, 예전에 흠모했던 중학교 시절 선생님을 떠올리게 만드는 향수 냄새를 맡은 남자는 갑자기 에너지가 넘치고 활동 태세를 갖춘다.
성질 급한 사람이 이성을 잃었다가, 너무 지나친 행동을 했음을 깨닫고 사과를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편도체가 피질의 상당 부분을 장악하므로, 그는 피질에서 이성이라는 제동을 걸 수 없다. 그의 정서시스템은 사실이 들어오기 전에 활성화되고 상황이 분명해지기 전에 반응한다.
만약 전두엽이 이런 상황에서 재빨리 개입하지 않는다면, 정서적 반응이 굳어지고 다른 가능성을 찾는 행위를 차단한다. 이런 식으로 정서는 사회적 인지에 영향을 받는다. 우리는 정서에 휩쓸리고 더 나은 판단은 압도당한다. 우리는 정서적이 되며, 인지적/논리적으로 취약해진다. 왜냐하면 전두엽의 이성과 의사 결정 기관이 정서적 반응에 압도당하기 때문이다.
얼굴 인식하기
편도체는 얼굴 확인에서 중대한 역할을 한다. 얼굴을 알아보는 것은 사회적 행동의 범주에서 매우 중요하다. 우선 그것은 생존에 필수적이다. 다가오는 상대가 친구인지 적인지 판단하는 실마리가 된다. 또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다른 사람이 자신보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지 낮은지 아니면 비슷한지도 파악하고 확인하며, 행동을 적절하게 조율하는 데 필수적이다. 따라서 편도체의 손상은 치명적이다.
얼굴 확인은 편도체의 힘을 드러내고, 다양한 기능의 정점을 표현한다. 해마와 각성시스템과 편도체의 연결, 그리고 기억과 행동 반응을 알려준다. 편도체의 능력은 우리가 특정 얼굴을 볼 때 어떻게 반응할지 알려준다.
앞서 언급했듯이, 얼굴 이미지는 아기의 두뇌에 각인되어 있다. 부화하자마자 어미 거의의 모습을 각인한 거위 새끼처럼, 신생아는 출생 직후 임의의 사진이 아닌 정확하게 배열된 얼굴 사진을 보는 걸 좋아한다. 2~3개월 된 아기는 눈이 그려진 풍선을 보면 미소를 짓고, 풍선을 돌려서 얼굴이 없어지면 미소를 멈춘다.
인간은 다른 인간의 얼굴을 지각하고 알아보도록 미리 내재화되어 있거나, 그런 쪽으로 이끌린다. 두뇌는 얼굴 형태를 특정한 시각적 정보로 처리하는데, 그것은 우반구에서 처리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얼굴을 자세히 살필 때 다른 사람의 눈과 입을 향해 눈을 많이 움직인다. 연구에 따르면, 좌측 시야의 눈이 더 많이 얼굴을 살폈다. 얼굴에만 한정된 것이기는 해도, 이것은 이상해 보인다. 우리는 대칭적인 방식으로 자극을 살피는데, 얼굴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좌측 시야의 정보는 우반구로 가는데, 이것은 우반구가 얼굴을 파악하는 기제를 지닌 것을 암시한다.
얼굴을 확인하는 능력의 부족은 얼굴실인증 또는 안면인식장애(prosopagnosia)라고 부른다. 이는 그리스어 얼굴(prosopon)가 불인식(agnosia)에서 유래한다. 안면인식장애는 뇌출혈이나 두뇌 손상으로 인한 내측 후측두엽(medial occipitotempral cortex)의 이상 때문에 나타난다. 비록 양쪽 반구의 손상은 전면적인 증후군을 일으키지만, 우반구 손상은 좌반구 손상보다 피해다 더 크다. 안면인식장애를 겪는 이는 때때로 얼굴을 알아보기 위해 수염이나 점 같은 단서를 이용하며, 대부분의 경우 표정으로 알아차린다. 얼굴과 정체성 사이의 특수한 연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익숙한 목소리의 정체성을 알아차리는 데는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종종 이들은 상대방이 말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장애의 반대 경우는 카그라스 증후군이다. 이 역시 측두엽의 손상 때문에 발생한다. 이 질병에 걸린 환자는 가족과 친구들의 얼굴은 알아보지만, 얼굴과 관련된 정저적인 정보의 입력은 없다. 그들은 종종 사기꾼이 가족 행세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많은 인지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환상에 시달리고 과대망상에 휩싸이며 가족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지 알아내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의 얼굴과 정체성을 확인한느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면, 사회적 두뇌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얼굴 표정은 사회적 영역에서 정보를 소통하는 기본적 방식을 구성한다. 얼굴 확인과 마찬가지로, 얼굴 표정과 생성과 확인은 편도체와 후측두엽에 미리 내재되어 있는 것 같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반구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좌반구 손상 환자들도 특정한 표정은 잘 알아보지 못한다. 하지만 우반구 손상 환자들이 훨씬 더 힘든 시기를 보낸다.
얼굴 표정을 만드는 것은 본능적인 기술이다. 신생아는 특정 자극에 미리 내재된 얼굴 표정으로 반응한다. 정서에 따라 특정 얼굴을 만들어 내는 성인과 달리, 신생아는 많은 상황에 같은 표정을 짓는다. 뇌간과 피질이 발달하고, 근유과 조율이 강화되고, 여러 정서들의 확인이 향상됨에 따라, 아기의 얼굴 반응은 보다 세분화된다.
자유의지의 조절
사회적 기능에 핵심적인 두뇌중추의 또 다른 영역은 전측 대상회다. 변연계의 일부인 이곳은 다른 두뇌 영역과 많은 연결을 지니고 있다. 또 사회적 행동/정서/운동 기능을 담당한다. 또한 다른 어떤 피질 부위보다 더 많은 입력 정보를 감각 필터인 시상으로부터 받는다.
전측 대상회의 전기 자극은 심장박동과 호흡을 비롯한 자율신경계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비자발적인 발성, 어지러움이나 구토 같은 내장과 관련된 증상, 손과 발의 자동적인 움직임도 나타날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뇌출혈, 종양, 수술로 이 부위가 상실되어도 인성이나 행동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다. 다른 이들의 경우에는 사회적 인식 능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전측 대상회가 손상된 원숭이는 다른 원숭이를 무생물처럼 다루며, 심지어 그 위로 걸어가기도 한다. 다른 동물 연구에 따르면, 전측 대상회는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손상, 간질, 화학적 불균형, 수술로 인해 이 부분에 불균형이 생기면, 사회적/정서적 행동에서 경미한 변화나 엄청난 격변을 일으킬 수 있다. 냉담함, 충동성, 억제불능, 공격성, 정신병, 성적 일탈, 강박행동, 잘못된 사회적 판단부터 취미나 독서 습관을 바꾸려는 단순한 욕구까지 다양한 변화가 나타난다.
전측 대상회는 세 가지 방식으로 육체적 고통의 정서적 요소를 규제하는 데 개입한다. 즉, 고통의 정서적 의미를 결정하고, 혐오하는 자극에 대한 운동 반응을 개시하며, 고통을 예측하고 피하는 방식을 배운다. 일부 사람들은 수솔로 전측 대상회가 손상을 입은 뒤에 만성적인 신경 고통이 완화되기도 한다. 그들은 여전히 고통을 느끼지만, 절망같은 정서적 반응은 경험하지 않는다고 한다.
전측 대상회는 자유의지를 통제하는 사회적 행도에도 중요하다. 이 영역의 장애를 가진 사람은 감각적 태만을 보인다. 즉, 환자는 신체의 전 영역에서 나오는 감각 정보를 무시한다. 가장 놀라운 사례는 무동성 무언증(Akinetic Mutism)이다. 이 환자는 완전히 벙어리에다 마치 혼수상태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의식은 있다.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전측 대상회에 뇌출혈이 일어난 서른두살의 한 여성 환자를 관찰했다. 그녀는 한 달 동안 자발적인 말이나 움직임이 없었다. 다만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하거나 침대시트를 움켜쥐기만 했다. 회복된 후, 그녀는 할 말이 없어서 자발적으로 말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말을 하고 싶은 의지가 없었던 것이다.
거꾸로 전측 대상회의 기능장애가 자유의지에 대한 통제적 부족을 가져오기도 한다. 투렛 증후군이 그 예이다. 이 환자들은 움직임이나 대화에 대한 비자발적인 강박성과 충동을 보인다. 때때로 신체적 틱 현상을 보이거나 공격을 받지도 않았는데 욕설을 퍼붓는다. 투렛 증후군 환자들은 전측 대상회와 기저핵의 미상핵 같은 관련 영역의 활동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렛 증후군을 통해 우리는 전측 대상회가 생각, 동기 부여, 정서, 움직임을 통합된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언어적 단서와 우반구
우반구의 두정엽은 외부 공간과 그 안에서의 신체 위치를 분석하는 일을 담당한다. 또한 공간적/사회적 요소의 완전한 지각을 끌어내는 일을 담당한다. 우측 두정엽 손상 관련 논문들에 따르면, 두정엽은 주의 , 음악, 신체상, 신체도식, 얼굴 확인, 옷을 입는 신체적 행위와 관련되어 있다. 더구나 우반구는 주의시스템과 감정과 정서 표출을 담당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반구에 장애가 있는 성인은 정서적으로 껄끄러운 사건에 대해 무관심한 반응을 보인다. 비슷한 손상을 입은 어린아이도 사회적 관계에 만성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종종 문제의 본질은 한두가지의 비언어적 학습장애와 연관된다.
오늘날 우반구 결핍 증후군(Right-Hemisphere Deficit Syndrome;RHDS)으로 알려진 비언어적 학습장애는 발달 초창기에 생긴 우반구의 손상이 원인이다. 이러한 환자의 50퍼센트는 태아 때나 출생 시에 문제가 있었다. 그들은 종종 다루기 어려운 아기였다. 대체로 활동 없이 잠만 자고 사회적 상호작용에 관심이 없었지만, 때로는 과잉 반응을 보이고 매우 민감하다. 생후 6개월 무렵에는 시선 접촉에 문제가 있다. 한 살 무렵에는 공유된 주의에 문제를 보인다. 그리고 얼굴 표정을 잘 이애하지 못한다. 두 살 무렵에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마음 이론을 발달시키지 못한다. 유아기 때 환경을 탐구하기 시작할 때도 이들은 두 가지 패턴 가운데 하나를 보인다. 즉, 두려움이 전혀 없거나, 너무 소심하다. 두려움이 없는 아기는 공간 내의 자기 신체에 대한 분명한 개념이 없다. 그러므로 사고가 나기 쉽다. 소심한 아기는 물건을 다루기보다는 이름 붙이기를 좋아한다. 이러한 특징은 공간이나 적절한 차원의 맥락에서 생각하는 우반구의 능력이 결핍되어 생긴 것 같다.
RHDS 성인은 대화 주제에서 다른 사람의 관심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목소리도 단조립다. 거의 정서적 표현이 없으며, 다른 사람의 정서적 신호를 읽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정서적 단어가 한정되어 있고, 사람들 사이의 공간 감각도 잘못 되어 있다. 이러한 장애는 유전적 성향도 있다.
우반구 손상의 사회적 기술 문제는 종종 다른 장애의 사회적 문제로 오해된다. RHDS 환자는 종종 ADD 진단을 받는다. 하지만 ADD 의 층동적이며 때때로 참견적인 행동과 RHDS 의 눈치가 없는 사회적 행동 사이에는 차이점이 있다. 또한 우반구 장애인은 자폐증으로 잘못 진단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말을 유창하게 하고, 자폐증의 전형적인 행동은 보이지 않는다.
사회적 언어
인간다움의 조건은 문화와 마음의 상호작용이다. 즉, 하나가 다른 하나를 형성하는 관계다.
사회적 두뇌에서 우반구의 가장 중요한 공헌은 언어의 사회적 측면에 관여한다는 점이다. 언어/의식/사회적 행동은 동시에 진화하며, 각각 서로를 추진하고 확대시켰을 것이다. 사회적 상호작용은 타인에게서 새로운 행동을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지성을 증가시킨다. 사회적 행동이 확대되면, 탐구할 더욱 복잡한 환경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언어가 이러한 여정의 탐구 도구로 발달했다.
언어, 특히 구문은 인간 지성과 사회적 행동의 필수적 부분이다. 구문은 우리에게 미리 계획을 세울 능력을 제공한다. 정서적 운율이나 어조, 즉 말의 정서적 요소는 매우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의 분위기나 의도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은 보다 고차원적 형식의 사회적 의사소통인 농담과 은유의 이해에도 공헌한다.
비록 두뇌의 좌반구가 언어의 내용을 파악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만, 우반구는 정서의 운율의 생성과 이해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우반구 장애자들은 은유를 이해하지 못한다. '누군가를 도와준다(give someone a hand)'라는 문구와 어울리는 사진을 고르라고 하자, 그들은 쟁반 위에 손을 올린 사진을 골랐다. 또한 농담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유머의 결말을 선택하게 했더니, 그들은 적절하게 급소를 찌르는 말이 아니라 이상한 결론을 골랐다. 그들은 우리가 농담이라 여기는 미묘한 의미 변화보다는 이상하고 예기치 못한 것에 의존하는 농담에 더 잘 웃는다. 요컨데, 그들은 어감을 놓치거나, 대화에 사용된 은유를 잘 파악하지 못하며, 은유나 과장을 진짜거나 문자 그대로 생각하고 놀란다.
언어와 비언어적 학습장애는 사회적 두뇌에서 우반구의 중요성을 드러낸다. 우반구 장애를 제대로 이해하면, 환자들이 사회적 행도을 바꿀 방법을 찾도록 도울 수 있다. 우반구에 문제가 있던 한 환자는 직장에서 듣는 농담에 매우 모욕감을 느끼곤 했다. 그녀는 모든 것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였다. 이것이 단순한 농담이란 걸 깨닫고 과거의 분노를 분석한 뒤에야, 그녀는 분노 반응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반사회적 인격장애
시화적 능력은 사회적 행동의 다양한 측면에 개입된 두뇌 영역 간의 부드러운 조율에 달려 있다. 하지만 한두 영역이 제 기능을 못하면, 사회적 상황을 다루는 일은 끔찍한 일이 되어버린다. APD 환자들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 그들은 사회적 부적응자로 낙인찍혔지만, 사실은 구조적으로 정상인과 다른 두뇌를 지녔다. APD 환자의 잘못된 행동 가운데 일부는 정상인의 행동에서도 볼 수 있다.
APD 장애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양심이나 도덕성이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매력적이나 호감을 끌 수 있다. 그리고 남을 조정하는데 이러한 자질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APD 환자는 대게 충동적이고 무책임하며 때때로 폭력적이기도 하다.
연구에 따르면, 활동이 미미한 전두엽이 이러한 장애의 원인이다. 일부 논문들은 반사회적인 사람들이 생리학적 자극을 잘 받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심장박동, 피부 전기전도율, 뇌파 기록은 사회적으로 정상적인 사람들보다 낮았다. 이러한 각성 저하 때문에, 부적절한 자극을 찾거나 사회적 행동의 기본을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관계의 조절을 도와줄 정상적인 정서적 단서에 접근하지 못한다. 더 진보된 연구에 따르면, 비사회적인 사람들은 전전두엽의 기능장애와 언어를 담당하는 좌반구 영역의 기능장애가 있었다. 또는 반구들 사이의 뇌량에 이상이 있었다.
좌반구 장애는 충동성에 대한 통제를 상실하게 만드는데, 그것은 반사회적 행동의 또 다른 원인일 것이다. 그래고 장애 논문들에 따르면, 좌측 측두엽, 편도체, 해마의 손상도 폭력성을 일으킬 수 있다.
자폐증
APD가 사회적 두뇌의 복잡한 실패라면, 자페증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핵심부를 강타하는 발달장애다. 즉, 사랑하고, 웃고, 다른 사람을 만나는 능력에 타격을 입는다. 자폐인은 지능 부족, 언어가 지연되거나 아예 형성되지 않는 경우, 자기 파괴적 행동, 반복적이며 전형적인 움직임 등 폭넓은 증상을 보인다. 일부 자폐증 환자는 거의 사진처럼 기억을 되살리는 능력 같은 놀라운 재능을 갖고 있다.
존스 홉킨스 대학 아동 정신과의 리오 캐너(Leo Kanner)는 1943년 자폐증을 설명하고 이름을 붙였다. 그는 네 가지 특징을 나열했다. 즉, 혼자있는 것을 좋아하고, 같은 것을 고집하고, 정교한 수준으로 반복적인 일상을 좋아학, 일반인에 비해 뛰어난 몇 가지 능력을 갖고 있다. 자폐인은 일상의 작은 변화에도 매우 흥분한다. 영화 '레인 맨'에서 더스틴 호프먼이 연기한 자폐인을 떠올려보자. 그는 특정 절차를 거쳐 특정 텔레비전 쇼를 봐야만 한다. 즉, 치즈볼과 이쑤시개를 준비하고 '시민법정'에 나오는 와프너 판사를 봐야 한다.
오늘날 자페즈은 손상된 사회적 기술, 손상된 언어, 매우 제한적인 관심사를 가진 사람에게 진단 내려지는 병명이다. 이 증후군과 하위 증상들은 여러 방식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든 간에, 자폐인은 모두 사회적 능력이 부족하다. 사회적 영역과 관련된 이러한 인식 부족은 끔찍한 단점이다. 과학자들이 보기에 그것은 사회적 두뇌 기능으로 들어가는 창문이기 때문이다.
자폐증은 1000명 가운데 한두 명이 걸리며, 소년이 소녀보다 2~4배 정도 더 많이 걸린다. 수년 동안, 자폐증은 근거가 될 만한 경험적 증거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생물학적 원인이 없는 정신병으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는 자폐증에 유전적 근거가 있음을 보여준다. 일란성 쌍둥이는 이란성 쌍둥이에 비해 둘 다 자폐증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자폐증은 우연히 일어날 가능성보다는 가족력이 있는 집안에서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50~100배 높다. 자폐인의 두뇌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차이는 부검을 통해서도 널리 보고되었다. 가령, 소뇌층부(cerebellar vermis)가 더 작은 경우도 있고, 편도체/해마/소뇌 등에 특이한 세포 구조가 있기도 하다. 그리고 자폐인은 계획/제안/상상력 검사에서 전두엽 손상 환자가 겪는 고통과 비슷한 장애를 보였다.
자폐즈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마음 이론의 부족이다. 가령, 자폐아는 겉치례를 이해하지 못하고, 놀이를 할 때도 어떤 역할을 하는 척하는 행동을 못한다. 그 이유는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도 사고 과정에서 다른 의미로 전환하도록 충분히 지연시키는 타고난 기제가 없어서일 것이다. 또한 사고의 방향을 다른 쪽으로 전환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그들은 자신이 있는 곳에 얽매여, 다른 사람의 위치에서 생각하지 못한다. 의미를 찾아내는 통합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생각을 조직하고 한 가지 이상의 관점에서 보는 능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일부 자폐증 환자는 사회적 관행을 배워서 자신의 부족함을 숨길 수 있다. 또 종종 사회적 상호작용이 필요 없는 음악이나 수학 같은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이기도 한다.
다른 이론에 의하면, 자폐증은 주의전환의 매끄러운 조절을 방해하는 소뇌 손상과 관계가 있다. 가장 최근 또 다른 이론가인 트랜턴 주립 대학의 린 워타하우스( Lynn Waterhouse)와 동료들은 자폐증을 일으키는 네 가지 신경 기능 장애를 밝혀냈다. 첫 번째는 두뇌의 기억중추인 해마의 문제이다. 이러한 기능장애를 않은 경우, 해마의 뉴런세포 접합의 밀도가 상당히 높다. 결과적으로 현재 사건과 장기기억의 비정상적인 분산화로 이어진다. 두 번째는 편도체의 문제로, 사건이 발생할 때 정서적 중요성을 부여하는 능력을 방해한다. 세 번째는 옥시토신 시스템의 문제로, 유대관계나 친밀한 행동이 부족하다. 네 번째는 확대된 선별적 주의다. 이는 측두엽과 두정엽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주요한 상징의 과잉 처리를 일으킨다. 결국 두뇌는 세부사항에 질려버린다. 증상 간의 원인 관계는 정립되지 않았으며, 자폐증의 다양한 증상은 단독 원인을 찾기 어렵게 만든다.
사랑과 친밀감의 생화학
다른 두뇌 기능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두뇌의 작동은 호르몬, 약물, 심지어 먹는 음식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알아차리지는 못하지만 우리는 사회적 두뇌를 바꾸는 데 매우 능숙하다. 우리는 사교 모임에서 차와 커피, 그리고 그 속에 포함된 흥분 물질을 함께 마신다. 칵테일과 티에서 돌아다니다 와인이나 마티니 잔을 자동으로 받아든다. 어느 정도까지는 두뇌 기능을 사회적으로 만드는 유용한 약물들이다. 다학가의 흡연 클럽, 초콜릿 파티, 심지어 헬스장도 사회적 두뇌에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과 대마초를 이용해 긴장을 완화하고, 기분과 사회적 자신감을 향상시킨다. 초콜릿, 차, 커피, 니코틴을 이용해 주의를 높여, 남들에게 관심을 집중하고 좋은 사회적 동료가 될 수 있다. 심리치료에서, 우리는 프로작을 비롯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들(SSRI)을 사용해 우울증, 공포, 걱정을 치료한다. 그리고 이 약물들은 사회적 자신감을 증가시키는 부가적 이점도 있다. ADHD 환자를 흥분제로 치료할 때, 그들의 배우자는 자주 부부 관계가 훨씬 나아졌다고 말한다. ADHD 환자는 매상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남의 말도 잘 들어주게 되었다. 결국 더 사교적이 된 것이다.
사회적 두뇌의 기능을 조율하기 위해, 우리는 호르몬을 조정하고 유전자를 변형하는 방법을 곧 알아낼 것이다. 유대, 일부일처제, 양육에 관련된 호르몬을 알아내려는 동물 연구가 이 영역의 선두에 서왔다.
사회적 두뇌에 관한 많은 연구는 낭만적인 사랑의 두 가지 중요 단계인 매료와 애착을 다룬다. 매료는 다른 사람에 대해 과도하게 생각하는 데서 시작한다. 결국엔 사랑하는 사람과 그 사람을 특별하게 만드는 특징에 집착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 단계에서 황홀감, 희망, 수줍음, 불확실성, 두려움 같은 정서들을 경험한다고 말한다. 또한 무기력함도 느낀다. 계획된 건 아니지만, 관계가 어던 식으로 되었으면 좋겠다는 감정을 갖는ㄴ다. 이 단계에서 한 검사를 보면, 두뇌에서 암페타민과 관련된 PEA 의 분비가 증가한다. 이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에 흥분하게 만든다. 식욕 감소나 변덕스러운 수면 같은 생리학적 반응도 설명해준다. 매료 단계는 대체로 18개월에서 3년까지 지속된다. 변연계의 뉴런이 결국엔 PEA 에 길들여지기 때문에 열정은 사그라지고 애정 관계는 일상이 된다. 두뇌가 내부 자극에 무감각해진 것이다.
애착은 두 번째 단계로 차분하고 평화로운 정서와 관련 있다. 애정 관계는 든든한 후원 관계로 변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는 안락함을 준다. 두뇌는 이 시기에 화학적으로 모르핀과 관련 있는 엔도르핀의 생성을 증가시킨다.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도 남녀 사이의 애착 단계에서 역할을 한다. 이러한 호르몬의 증가와 출산 시 호르몬 수용기의 민감성 증가는 애착 단계를 이끄는 기폭장치가 된다. 자녀를 양육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부부 사이에도 서로를 돌보는 관계가 시작된다.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 이러한 현상을 담당한다.
이러한 두 가지 사회적 유대의 동물 모델, 즉 매료와 애착은 사랑 정서가 진화 과정에서 선택되었다는 이론을 지지한다. 일부 동물은 한 배우자와 평생 짝을 짓고, 배우자와 이별하면 생리학적 불안을 보인다. 반면 정교한 구애 의식 동안에 매료 단계를 보여도, 수정이나 새끼가 생겨날 때만 배우자가 함께 하는 동물도 있다. 동물에 관한 논문에 따르면, 성관계 동안 혈액과 변연계에서 바소프레신과 옥시토신 수준이 상승한다고 한다.
일부 학자들은 낭만적인 사랑의 세 번째 단계가 있다고 한다. 바로 이별이다. 동물 모델에 따르면, 둥지를 떠나는 새의 경우가 그렇다. 인간의 경우엔 헤어지거나 이혼한다. 이 단계는 과도한 안정감에서 생겨난다. 애착의 엔드로핀을 받아들이는 두뇌 수용기가 무뎌진다. 하지만 모든 부부나 연민이 이 단게를 경험하는 건 분명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90퍼센트는 생애 한 번은 결혼을 한다. 인류학자들은 세계의 대다수 사람들이 한 번에 한 명의 배우자와 결혼하는 것을 알아냈다. 중혼을 허용하는 문화권의 경우, 한 남자가 여러 아내를 취하는 형태로 제한된다. 진화론적 환경에서 연약한 자식을 돌보기 위해서는 배우자와 함께 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혼외수정의 기회주의적 전략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국립정신보건원의 토머스 인셀(Thomas Insel) 과 동료들은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 동물 사이의 사회적 유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수년 동안 연구했다. 두 호르몬은 매우 유사하며, 한 가지 연결만 다르다. 나머지 아홉 가지 단백질 연결은 똑같다. 둘 다 시상하부에서 만들어지지만, 신체에는 아주 다른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매료와 애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호르몬은 낭만적인 사랑의 감정과 표현에 필수적이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과 프로게스테론은 여성의 성적 관심에 기여한다. 배란기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준이 정점에 이르는 것은 성적 행동의 증가와 관련 있다.
두뇌의 뇌하수에서 생성되는 옥시토신과 바로프레신은 이전부터 여성의 임신 및 양육과 연관 지어졌다. 그리고 남녀 모두 성적인 행동에 중요한 호르몬이다. 여성의 옥시토신은 가슴의 젖샘을 수축시켜 모유로 아기를 키울 수 있게 한다. 또한 남녀 모두에게 가로무늬가 없고 내장이나 혈관의 벽을 이루는 평활근을 수축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밝혀졌는데, 오르가즘을 느낄 때 남녀 모두에게 분비된다. 사회적 유대의 중요한 요인일 뿐만 아니라, 성적 만족감에도 역할을 한다. 남녀 모두의 성적 행동을 촉진하고, 남자의 경우엔 발기를 증가시킨다.
옥시토신은 중요한 호르몬이자 신체의 화학적 전달자이며, 두뇌에서 신경전달물질 역할을 한다. 부모 관계, 형제 관계, 성적 관계, 심지어 자신의 자아를 위로하는 능력 등 거의 모든 유형의 본능적인 유대에 관련되어 있다. 특히 포유류의 경우, 사회적 행동의 진화에 필수적다. 첫 번째 진화론적 역5할은 어머니와 유아 사이의 유대를 맺도록 돕는 것이다. 하지만 두뇌에 영향을 미쳐서 동맹과 협력을 맺도록 최적화하고, 발달된 인지 기술의 진화를 촉진하기도 한다. 이것은 인간의 수명과 생활의 질을 향상시킨다.
임신에 필수적인 바소프레신은 신경전달물질 역할을 한다. 바소프레신의 증가는 남성의 성적 행동과 상관 있다.
페로몬은 한 개체에서 다른 개체로의 전달자 역할을 하는 성적 행동에 개입된 도 다른 화학물질군을 형성한다. 동물은 페로몬을 사용해 배우자가 언제 배란기이며 성교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판단한다. 하지만 이러한 화학물질이 인간의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는 아직 없다. 일부 학자들은 여자끼리 살면 생리주기가 같아진다는 것이 페로몬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 논문에 따르면, 남성의 땀 속 안드로스테놀은 여성의 남성과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증가시킨다. 일부 향수 회사들은 이러한 화학물질이 인간의 성적 행동에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페로몬이 강화된 향수라는 마케팅을 한다.
성적 행위에 관련된 두뇌의 특정 영역이 있다. 시상하부의 내측 시삭전야가 남자의 성적 해동에 중요한 곳으로 드러났다. 동물 연구에서 이 곳을 자극했더니 성교 행위로 이어졌다. 거꾸로 성교 행위는 이곳의 활동을 증가시킨다. 내측 시삭전야를 파괴하면 수컷의 성적 행위가 사라진다.
시상하부의 복내측 핵은 여성의 성적 행위에 필수적이다. 에스트라디올과 프로게스토론도 여기서 활동한다. 이 영역도 여성의 성행위에 중요한 부위닌 중뇌수도회백질(periaqueductal gray)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중뇌의 수도관 주위 회백질은 연수의 망상체(reticular formation) 과 척수와 연결되어 있다. 동물의 암컷이 수컷과 교미시에 보이는 척추전만 반응이나 여성의 성관계 자세에서 활성화되는 곳이다. 내측 편도체(medial amygdala)는 후각망울(olfacotry bulb)와 연결되어 있으며 페로몬 지각을 담당한다. 냄새는 후각시스템에서 편도까지 직접 연결되어 있어 지배적이다. 다시 말해, 행동을 이끌어주는 각인된 강렬한 길잡이인 페로몬은 변연계의 출입구까지 직접 간다.
초원의 일편단심
성관계의 신경화학적 측면이나 사랑의 세 가지 형태는 인간만의 특징이 아니다. 따라서 동물들을 통해 사회적 애착의 신경 기반을 조사할 수 이다. 흥미롭게도 사회적 애착의 이해에 관한 가장 큰 통찰력을 초원들쥐로 알려진 설치류를 연구함으로써 얻어냈다.
동물의 성행위 연구를 인간의 성행위와 관련짓는 것이 타당하지는 치열한 인류학적 논쟁 주제이다. 하지만 초원들쥐와 인간의 성적/사회적 습관의 유사성은 흥미롭다. 대다수 남녀는 한 번에 한 명의 사대와 결혼하는 일부일처제이다. 하지만 사실은 포유류의 3퍼센트만이 일부일처제다. 초원들쥐는 일부일처제의 전형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자식을 기르는 부모는 둥지를 공유하고 자주 접촉한다. 수컷과 암첫은 서로 분담해 부모의 역할에 참여한다. 새로운 가족 집단 내에 있는 동안 새끼들은 성적으로 억제된 상태다. 다른 침입자는 수컷이든 암컷이든 거부된다. 부부 한쪽이 사망한 뒤, 새로운 배우자를 얻는 경우는 20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초원들쥐는 짝을 이루면 평생 함께 한다.
이혼을 예외로 하면, 인간은 평생 짝을 지어 가정의 기반을 다지고, 가족과 친구들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자식을 낳아 기르려 한다. 요즈음의 관계는 계속적으로 사회적/경제적 속박에 묶여 있는데, 이혼이나 혼외정사가 생물학적 일탈의 반영이 아닐 수도 있음을 제시한다. 분명히 인간의 일부일처제는 끝없는 논쟁거리다. 하지만 논의의 목적을 위해, 우리는 초원들쥐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일부일처제라고 가정하려 한다.
초원들쥐는 높은 사교성과 일부일처제 본성뿐만 아니라, 비교연구가 가능하다는 두 번재 장점도 제공한다. 산악들쥐와 비교해보자. 초원들쥐와 아주 많이 닮았지만, 산악들쥐는 고립된 굴에서 발견되고 사회적 접촉에 별 관심이 없으며, 확실한 일부일처제가 아니다. 수컷 산악들쥐는 부모로서의 행도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암컷은 종종 생후 8~14일 사이에 새끼를 버리기도 한다. 마치 선악의 쌍둥이처럼, 초원들쥐와 산악들쥐는 비슷한 유전적 배경을 가졌지만 사회적 인성은 매우 다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초원들쥐와 산악들쥐는 사회적 애착의 신경 기질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아주 흥미롭고 자연스런 주제를 제공한다. 둘은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의 수용기 분포가 상당히 다르다. 가령, 출산 후에 암컷 산악들쥐가 잠시 부모 행동을 보일 때, 옥시토신 결합 패턴이 초원들쥐 패턴과 비슷하게 보인다. 초원들쥐와 산악들쥐 사이의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 수용기 분포의 차이는 사회적 행동에 뚜렷한 영향을 미친다.
부부간에 유대가 형성되려면, 타인보다 배우자를 우선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초원들쥐는 다른 들쥐 대신 배우자 옆에 있는 것을 선택한다. 몇 주 동안 떨어져 있은 뒤에도 배우자를 계속 선호한다. 그러나 암컷 산악들쥐는 배우자 선호에 있어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인다. 게다가 짝짓기 이후에 수컷 초원들쥐는 짝을 지키기 위해 다른 수컷에 대해 상당히 공격적이다. 반면 수컷 산악들쥐는 짝짓기 이후 다른 수컷을 공격하지 않는다.
다양한 실험을 살펴보자. 암수 초원들쥐의 경우,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은 여러 역할을 위해 적용된다. 초원들쥐 부부의 사회적 유대를 통해 인간의 상당히 진화된 사회적 애착을 일반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가령, 일부일처제 관계가 되면, 대개의 부부는 타인보다는 배우자와 친밀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한다. 또한 만약 침입자가 관계를 위협할 경우, 남편이나 남편친구는 불청객에게 보복을 가한다. 분명히 인간은 오래 지속되는 선별적인 유대를 형성한다.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은 부모의 행동을 포함해, 여러 형태의 사회적 애착에 영향을 준다. 쥐에게 실험을 했을 때, 옥시토신은 어머니로서 행동을 시작하도록 촉진했다. 옥시토신의 전달을 막았떠니 모성 행동이 상당히 억제되었다. 초원들쥐의 경우처럼, 쥐의 모성 행동이 시작되자 옥시토신 수용기가 변연계의 두 핵심부에서 증가했다. 수용기 결합의 변화는 급격하고 근원적이다.
인간의 경우, 옥시토신은 분만과 양육하는 동안 혈류 안으로 분비된다. 연구원들은 극적인 옥시토신 신경전달의 증가가 없는 여성은 아마 정상적인 분만을 하더라도 모성 양육에 필요한 동기 변활르 경험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인간의 모성 행동은 분명 분만 시에 시작되는 것도, 진통이나 육아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옥시토신은 모성 행동에 필요한 신경화학적 반응의 복잡한 연쇄의 한 연결고리에 불과한 것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워싱턴 대학의 스티븐 토마스(Steven Thomas)와 리처드 팰미터(Ricahrd Palmitter)는 신생아에게 애착을 느끼지 못하는 어머니는 분만에 의해 정상적으로 유발되는 신경통로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암컷 쥐에게서 노르에피네프린의 전구체인 도파민 베타 수산화 효소를 생산하는 Dbh라는 유전자를 제거했다. 흥미롭게도, 기진맥진한 어미의 새끼 생존율은 단 85퍼센트로 높아졌다. 또한 추산으 하는 동안 기진맥진한 쥐들에게 노르에피네프린을 주입하자 양육 능력이 증가해 새끼들의 75퍼센트가 살아남았다.
부모의 본능은 어떠한가? 수컷 초원들쥐의 외측 중격(lateral septum)에 바소프레신을 주입하자 수컷이 노는 시간이 늘어났다. 게다가 바소프레신 길항제를 같은 부위에 주입하자 부성애 행동의 감소가 관찰되었다. 메사추세츠 주립대학 앰허스트의 히얼트 드브리스(Geert Devreis) 와 동료들의 연구가 이러한 결과를 뒷받침한다. 드브리스는 테스토스테론이 수컷 들쥐의 부모 행동과 바소프레신 합성을 담당함을 증명했다. 또한 수컷 초원들쥐의 테스토스테론은 이중 효과를 낸다. 즉, 외부인에게는 공격적으로 대하지만 새끼 양육을 할 때는 정답게 대한다.
사회적 성공
분명히 두뇌의 생화학은 사회적 행동의 근원이 되는 성생활, 사랑, 유대, 자녀 양육에 몰입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인류학자들은 낭만적인 사랑이 모든 문화에 공통적인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것이 생물학적 기반을 갖는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매료와 사랑의 정서는 두 성인이 유대를 맺어 자녀를 갖고 힘없는 신생아가 필요로 하는 장기간 보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고대 환경에서의 두 성인은 침입자로부터 자식을 보호하고 충분한 음식을 제공해야 했다. 오늘날에도 두 성인은 자라나는 신생아 두뇌를 위해 보다 풍요롭고 안정적인 학습과 성장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진화를 통해 인간은 장기적 관계를 맺는 것이 가장 적합한 것을 알아냈다. 그래서 인간의 두뇌는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필요로 하고 갈구한다. 즉, 사랑에 빠지기를 갈망하고 중요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쓴다.
애정 관계를 유지하는 능력이 두뇌에 미치는 영향력은 두뇌가 우리의 사회적 존재에 영향을 미치는 힘의 강한 암시다. 타인과 어울리는 능력은 다른 어떤 내부적/생리학적 행동보다도 강한 사회적 두뇌를 요구한다. 건설적인 사회적 행동은 건강한 사회적 두뇌를 요구한다. 그것은 언어, 움직임, 정서를 규제하는 절차만큼이나 복잡한 뉴런의 활성화를 의미한다.
싸우거나 도주할 수 있어야 하는 것처럼, 사람들에게는 사회성이 필요하다. 이는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이다. 어렸을 때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는 혼란과 두려움을 느끼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세상과 단절된 성인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죽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남들에게 크게 의존하며, 원래부터 집단생활을 하도록 되어 있다. 두뇌가 사회적 기능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장차 사회적 존재로서 더욱 성공을 거둘 것이다.